‘IBM THINK’ 회장 기조연설에서 한국 기업인 최초로 강연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최초’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한국인 기업 최초로 IBM THINK의 회장 연설 프로그램 무대에 섰다.

IBM이 전세계적으로 진행하는 행사 중 가장 큰 컨퍼런스인 ‘IBM THINK 2019’ 중 ‘회장 기조연설(Chairman’s Address)’ 프로그램은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 회장이 직접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최신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인물과 1대1 대담 형식으로 진행한다.

이날 지니 회장은 “정태영 부회장보다 더 혁신적인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다”고 정 부회장을 소개하며 AI와 블록체인 등 디지털 전환에 도전한 현대카드의 혁신적 경영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정 부회장은 “디지털 혁신은 도래했고, 피할 수 없다”며 “성패는 누가 먼저 화약을 숙달하게 다룰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대답했다.

특유의 유머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 정 회장은 “이제는 브랜딩과 마케팅만으로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운을 띄우며 “현대카드가 AI 서비스 왓슨(Watson)을 도입해 만든 ‘버디(Buddy)’는 상담센터를 지원하는 매우 강력한 수단으로서 상담원들의 이직률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데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언급한 ‘버디’는 지난 2017년 현대카드가 IBM과 함께 개발한 챗봇 서비스로, 국내 금융업계 최초로 왓슨 기반의 챗봇을 고객 서비스에 도입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AI 다음으로 어떤 것을 구상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초 맞춤형(Super Customization) 서비스’를 설명했다.

‘초 맞춤형 서비스’는 맞춤화된 채널을 통해 맞춤화된 시간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현대카드는 이를 위해 소매 금융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고도화된 데이터 레이크와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제 우리는 각각의 고객들에 대한 우편주소, 쇼핑처, 외식처, 직장주소 등 10개 이상의 주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화요일이나 일요일 아침에 즐기는 여가 생활 및 구매활동까지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고객 한명 한명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비즈니스가 초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블록체인 도입에 대해선 “블록체인의 보안성보단 유연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정 부회장은 “우리는 새로운 시스템에 하이퍼렛저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해 IBM과 협업하고 있다”며 “ 현대커머셜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공급 체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해 제조회사에서 유통망을 거쳐 고객에게 이어지는 금융 거래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하이퍼렛저는 분산 원장∙스마트 계약∙그래픽 인터페이스와 클라이언트 라이브러리 등 비즈니스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한편, 지니 회장과의 대담 후 정 부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인으로 처음이라는데 조리 있게 말하면서도 유머러스 해야한다는 부담감에 대기실에서 긴장을 하며 준비를 반복했다”고 소회를 밝히며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 환한 조명에 정신이 없어지고 지니 회장이 질문 순서를 바꾸고 즉흥 질문을 던지면서 나도 준비했던 것을 내던지고 오히려 내 스타일의 자연스러운 진행이 됐다”며 인간적인 매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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