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SK텔레콤·키움증권 컨소시엄 구성…금융 지주사 중심으로 경쟁 본격화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앞서 지분 투자 형식으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참여한 우리은행, KB국민은행에 이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도전장을 던져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경쟁에 불씨가 지펴졌다.

당초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유력 했던 네이버, 인터파크 등의 불참 선언으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는 초반 흥행이 저조했다. 그러나 대형 ICT 기업들이 빠진 자리에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들어오면서 제3 인터넷전문은행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됐다.

하나금융은 “SK텔레콤, 키움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음달에 있을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준비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SK는 이미 인터파크가 주도했던 ‘아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적 있으며 지난 2010년과 2016년에도 하나금융과 협력해 하나SK카드와 핀크를 설립해 이들의 만남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다만 SK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서 예외조항인 ICT자산 비중 50% 이상에도 해당하지 않아 대주주로는 참여할 수 없어 지분보유 한도가 10%로 제한된다. 게다가 예비인가 심사 시 가장 배점이 높은 항목이 ‘혁신성’이기 때문에 하나금융 역시 대주주로 나서기 곤란하다.

이에 온라인 증권사 1위인 키움증권이 최대주주로 전면에 나설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앞서 지난 11일 간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컨소시엄을 구성,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선 양자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NH농협금융도 물밑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농협금융은 아직 검토 중이라며 말은 아끼고 있지만 다음달 26~27에 있을 예비인가까지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게다가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이 이미 케이뱅크 주주로 있어 정리가 필요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여러 면에서 신경 쓰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게 보인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최대 2곳까지 신규 인터넷은행을 인가하겠다고 밝히는 등 인터넷은행을 키우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해 신한과 하나 모두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한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장에 따른 메기효과가 부족해 제3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 역시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디지털 금융 활성화를 위해 시중은행 대부분이 애플리케이션 개발부터 조직 개편 등을 하며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 중금리 대출 업무 역시 시중은행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었다.

앞서 작년 8월 한국은행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인터넷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차주 중 중신용(4~6등급) 차주 비중은 3.8%로 국내 은행 평균인 11.9%보다 저조했다.

하지만 디지털 금융의 흐름 속 ‘새로운 플랫폼’ 선점과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의견이 더 우세해 금융 지주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우려는 잠시 넣어두고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리를 잡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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