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배당·오너 리스크 등 개입 가능성 높아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뉴시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 시즌를 앞두고 재계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 도입에 따라 기업의 경영권 참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주총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국민연금이다.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은 올해 3월 주주총회 시즌부터 본격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강화를 선언한 기업들은 오너 리스크가 있거나 저배당 기업인데, 특히 온 국민의 노후자산인 국민연금은 수익률이 중요한 만큼 저배당 기업들이 향후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 보유한 297개 기업 중에 배당 성향이 10%가 안 되는 저배당 기업이 49개사 정도인데, 한 언론이 입수한 비공개 안건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위는 2017년에 롯데하이마트, 동국제약, 네이버 등 4개 회사와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고 하며, 이들은 모두 국민연금에게 배당 관련 지적을 받았던 기업이라고 알려졌다.

이외에도 주주제안 행사 타깃 기업들이 계속해서 오르내리고 있는데, 경영 비리나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등 오너 리스크가 문제가 되는 기업들이 타깃으로 꼽히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는 주요 기업의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의 사내이사와 기아차 기타 비상무이사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구본준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의 정기 주총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내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 상정 여부가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무조건적인 고배당 정책은 기업의 탄력적인 경영활동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배당을 덜 하면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올라서 장기적인 기업 가치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너 갑질'이나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기준이 모호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제계 관계자는 "기업 지배구조는 각기 상황이 다른데 정부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일률적인 기준을 강요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팽배하다"며 "국민연금이 정부의 눈치를 보고 정부 정책을 실현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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