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한마디/권이향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새해부터 ‘비은행 강화’를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그간 ‘땅 짚고 헤엄치기’로 손쉽게 영업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안정적 수익창출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제일 적극적인 곳은 지난달 지주사 전환을 끝낸 우리금융그룹이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지주사 출범식 당시 “자산운용사와 부동산 신탁사, 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곳부터 M&A 하겠다”고 공언하며 최근 하이자산운용 인수의향서(LOI)도 제출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카드업계 내 도약을 꿈꾸는 하나금융 역시 롯데카드 인수에 참여하며 비은행 부문 강화에 뛰어들었다. 신한금융은 핀테크 기업 토스와 손잡고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나섰다.

KB금융의 김기환 KB금융지주 부사장은 “그룹 내 포트폴리오가 취약한 생보사나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증권사·카드사 인수에도 관심이 있다”며 새로운 먹거리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사실 금융지주사들의 이 같은 ‘비은행’ 강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은행 의존도가 높다 보니 지주사의 이익 구조도 이자 수익에 편중됐다.

금융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의 비이자 이익 비중은 2016년 기준 평균 15%에 불과했다. 비이자 이익 비율이 미국(47%)과 일본(51%)에 비하면 무척이나 저조한 수치다.

게다가 작년 4대 금융지주들의 이자이익은 28조7730억원으로 전년(26조4020억원) 대비 9%정도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비이자 이익은 10% 가량 (7109억원) 감소했다.

최근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잠재성장률 역시 하락하면서 향후 은행업의 전망은 어둡다. 전문가들 역시 불투명한 시장상황에서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지주사 모두 경쟁적으로 인수·합병에 치중 한다면 본래의 목적인 사업다각화에 따른 비은행 강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에 계열사 간 시너지 기반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주사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인수·합병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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