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와 갈등 해결로 매각카드 제시 … 빅딜성사 되나 업계 촉각
리딩뱅크 탈환 노리는 KB 고심 … 우리·하나 실체 확인 나서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연이는 FI들의 공격에 지친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이 결국 교보생명의 지분을 매각하고 공동 경영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 돼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재무적 투자자와 갈등 탈출구 지분 매각 뿐? … 공동경영 카드가 변수

7일 보험업계와 금융업계 따르면 FI(재무적 투자자)가 IPO대신 지분 매각을 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자 신창재 회장도 지분을 매각하고 공동경영 형태로 운영하는 방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FI가 풋옵션을 언급하며 연이어 신창재 회장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창재 회장은 결국 자신을 이 상황에서 구원해줄 투자자를 찾는 것보다는 차라리 매각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무적 투자자들이 확보하고 있는 지분은 과거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었던 24%수준으로 신창재 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36.9%와 합치면 60.9%로 이중 50% 이상을 확보하게 되면 사실상 자회사 수준으로 인수될 수도 있는 수준이다. 즉 교보생명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빅딜에도 선뜻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지분 매각 자금이 무려 3조원이 넘을 수도 있어서다. 게다가 선대부터 이어 온 보험기업에 대한 애착이 있는 신창재 회장이 공동경영까지 제시하고 있어 거물급 빅딜임에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에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들 압박에 결국 새로운 수를 내놨지만 FI를 달래기가 버거워 보인다”며 “결국 방법은 IPO밖에 없지만 시장 상황이 어려워 과거와 달리 IPO를 통해서 FI들이 들인 돈을 회수하기도 어려워 보이니까 내놓은 방법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한편 이에 대해 교보생명 측 관계자는 “풋옵션 협상은 교보생명 최대주주 개인과 재무적 투자자간의 협상으로 법률 대리인들이 선임되어 전담하고 있는데 이를 회사가 나서서 최대주주 개인의 대리인 자격으로 금융지주와 접촉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현재 공동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 리딩뱅크 탈환 노리는 KB금융 … 비금융계열사 성장률 끌어올리려는 하나금융

 

물론 교보생명은 일부에서 화자 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인수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금융지주의 생각은 조금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교보생명의 인수는 금융지주 입장에서 단번에 업계 순위를 한 단계 올라설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는데다 5대 금융지주사들이 당면한 현실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데 기인한다.

지난 2017년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를 발판삼아 신한금융지주로부터 리딩뱅크를 탈환했을 때 금융업계는 일제히 비은행계열사들의 성장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은행의 큰 수익에만 연연했던 이들이 본격적으로 은행 외 경영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방증이다.

특히 지난 2018년에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 라이프를 인수하자마자 KB금융에게 빼앗겼던 리딩뱅크 타이틀을 다시 거머쥐자 이 같은 비은행계열사의 성장을 목매게 된 것은 당연했다. 이 시기에 교보생명의 지분권은 이들의 목적을 단번에 달성 시켜줄 절호의 카드는 분명하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 측 관계자는 “현재 교보생명 지분에 대한 인수 계획은 없다”고 잘라말했으나 “리딩뱅크 탈환에 대한 목표는 변하지 않았고 타 금융지주와 달리 M&A비용은 넉넉해 적당한 매물이 나온다면 인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지분을 인수한다 안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아니다라고 나오는 이야기는 없으나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계열사에 대한 경쟁력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는 밝혔다.

사실상 교보생명이 매물로 나온다면 충분히 지분 매입에 고려해볼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 교보생명 6년 만에 사장 임명 … 정말 신창재 회장 경영 부담을 덜기 위함일까?

교보생명은 이러한 혼란 속에서 현재 교보생명 상임고문으로 있는 윤일현 고문을 새로운 교보생명 사장으로 임명했다.

지난 2013년 신용길(現 생명보험협회장) 교보생명 전 사장 이후 6년 만에 사장이 내정 된 것으로 다시 한 번 업계가 교보생명의 행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교보생명 측 관계자는 “보험영업부문의 전문가를 사장으로 임명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에 총력을 기우려 IPO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이라며 “신창재 회장에게 집중 된 경영부담도 일정 부분 줄여 줄 의도”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에 임명 된 윤일현 사장은 대형 보험사 최초 도입한 외국계 점포인 FP지점체계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지난 2015년까지 FP를 포함한 다양한 채널을 총괄해 맡기도 했다.

이에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신창재 회장이 현재 FI와 치열한 공방으로 인해 회사 경영에 직접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새 사장을 임명해 현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것이 아니겠냐”며 “IPO를 앞두고 회사 분위기 쇄신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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