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금융 디지털 혁신 강조... “블록체인 국내 무역 디지털화 촉매제 역할 할 것”
거래 시간, 투명성, 비용 절감 등 효과 누리려면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 참여해야
"5-10일 걸린 서류 신용장 처리 24시간으로 단축 돼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글로벌 은행 HSBC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무역 금융 디지털 혁신의 강조하며 국내 시중은행들의 참여와 관심을 독려했다.

12일 서울 중구 HSBC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블록체인, 무역금융의 혁신적인 미래’ 기자회견에 강연자로 참석한 조슈아 크로커 HSBC 기업금융부 성장· 혁신 총괄 겸 블록체인 책임자는 “블록체인이 국내 무역 디지털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국내 은행들이 무역금융의 거래 시간, 투명성, 비용 절감 등 효과를 누리려면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HSBC가 주도한 ‘볼트론(Voltron)’은 HSBC를 포함 방콕은행, BNP파리바, 스탠다드차타드 등 총 8개 은행이 참여한 플랫폼으로 신용장 개설에서부터 선적서류 제시까지 기존 신용장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무역 금융 플랫폼이다.

볼트론을 통해 수입 및 수출업체, 이들의 거래 은행 (신용장 개설은행, 통지 은행)은 서류 발송 없이도 거의 실시간으로 직접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에 그간 5일에서 10일이 소요됐던 서류 기반 신용장 처리 방식에서 벗어나 볼트론을 활용하면 24시간 이내로 처리가 가능해져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이날 크로커 총괄도 “많은 한국 기업들이 무역금융의 거래,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을 원하고 있으며 국내 은행도 네트워크에 동참해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 5월, HSBC는 ‘볼트론’으로 농식품 분야 글로벌 대기업인 카길과의 무역금융 거래에서 전 과정을 마무리한 바 있으며 이후 인도와 싱가폴에서 블록 체인을 활용한 거래를 성사시켰다.

주목할 점은 인도기업 릴라이언스(Reliance)가 참여해 성사된 인도 거래 건은 블록체인과 전자식 선하증권을 활용하며 100%로 디지털화된 기업 대 기업 간 무역 거래였다는 점이다.

한편, 최근 다양한 주체의 무역금융 디지털화로 발생한 ‘디지털 섬(digital island)' 해결을 위해서는 각자만의 네트워크 구축이 아닌 상호호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슈아 크로커 총괄은 “전 세계적으로 여러 개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디지털 섬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우려가 제기 된다”며 “HSBC는 고객이 참여하는 블록체인이면 무엇이든 모두 참여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블록체인 솔루션을 활용하고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무역 시장과 파트너를 찾고 있어 국내 은행 일부와 접촉하고 있다”며 “네트워크 구축과 네트워크를 운영할 새로운 조직은 조합의 형태나 법인 등 여러 방식으로 구상할 수 있으며 향후 발생할 비용에 부담할 기업이나 은행 및 기타 기관들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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