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요즘 들어 부쩍 MRI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됐다고 적힌 문구가 병원 앞 현수막에 걸려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문재인 케어 영향으로 그동안 비급여 항목으로 묶여 병원마다 부르는 게 값이었던 MRI를 값싸게 이용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그래서인지 알음알음 비싼 병원비로 고통 받던 사회 취약계층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맘 편히 병원비 걱정 없이 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이 영향으로 작년 12월 말 기준 건강보험공단 재정이 흑자에서 1778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사실상 7년동안 이어진 흑자행진이 적자로 전환된 셈이다.

문제는 많은 언론에서 이 일을 과하게 부각시킨다는 점이다. 건강보험공단도 보험료를 받아가는 기업이니까 보험료로 이윤을 추구하는 보험 사기업들처럼 흑자를 기록해야 좋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물론 기업이니까 적자보단 흑자가 좋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기업이 아니라 공기업이다. 즉 사적목적으로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라 공익의 목적으로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이 설립취지인 곳이다.

그런데 이윤을 낼 필요도 없는 곳이 7년 내내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보험료를 걷었음에도 국민들에게 아무 혜택도 돌아가지 않았다는 증거이며 쌓아놓은 적립금으로 뭘 하려고 했는지도 의문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반대로 적자가 지속되면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우린 기본적으로 세금이 늘어나는 것에 거부감이 있기에 이 문제가 싫은 것이지만 속내는 쌓아놓은 적립금을 온전히 국민혜택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 부정부패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과거 정부의 추악한 민낯 때문이다.

온전히 국가 서비스가 국민에게 돌아오고 그걸 겪게 된다면 보험료 느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이 일에 분노하거나 어색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정작 본인이 아플 때 찾는 것이 보험인데 아무 혜택도 없고 돈까지 더 많이 든다 생각해봐라 그게 더 비참한 일이다.

보험은 불안한 미래를 위해 소액으로 조금씩 보장하려는 것이 시작이다. 이윤을 쫓는다면 사 보험사처럼 실적 압박에 쫓겨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근데 건강보험공단이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그리고 책임도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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