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벽 뚫지 못하고 총 2,700 여억원을 날린 채 관련 사업 완전 철수
2000년 공동투자한 'SKT 베트남 PTE.Ltd(이하 SKT 베트남)' 지난해 청산

[FE금융경제신문= 김용주 기자] LG전자와 SK텔레콤이 베트남 이동통신시장의 높은 벽을 뚫지 못하고 총 2,700 억원을 날린 채 관련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베트남 이동통신사업을 위해 설립한 'SKT 베트남 PTE.Ltd(이하 SKT 베트남)'가 지난해 청산됐다고 밝혔다.

청산된 법인은 SK텔레콤, LG전자, 동아일렉콤이 지난 2000년 공동 투자해 세운 회사로 알려진다. 이들 세 회사의 영문 앞 글자를 따 'SLD 텔레콤' 이라는 법인명을 사용하다가 2008 년 SKT베트남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SKT 베트남은 한국이 전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CDMA(코드분할다중 접속)를 앞세워 베트남에서 'S-폰'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3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력과 정부의 든든한 정책적 지원을 받은 국영기업들에 밀려 존재감이 희미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베트 남 주요 이동통신사업자는 비엣텔, 비나폰, 모비폰으로 이들은 국방부 나 정보통신부 등의 산하 기업이다.

법인 설립 이후 그간 SK텔레콤, LG전자, 동아일렉콤이 쏟아 부은 돈(투자금액 기준)은 총 2,672 억원에 이른다. SKT 베트남 지분 73.3%를 보유한 SK텔레콤의 손실액이 1913억원으로 가장 많고, LG전자는 722억원, 동아일렉콤은 37억원을 각각 손해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LG전자는 SKT 베트남 지분은 회수 가능성이 없다며 지난 2009년 투자금액 전체를 손실로 처리했고, 2006년 1000 억원 가까운 증자에 나서며 열의를 보였던 SK텔레콤도 2013년에는 260억원가량 손상차손을 반영하며 결국 빈 손으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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