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중심으로 사외이사 선임…금융권 노동이사제 도입 ‘먹구름’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세직 서울대학교 교수가 IBK기업은행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되며 노조가 추진했던 노동이사제 도입은 실패로 일단락됐다.

IBK기업은행은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세직 서울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고 27일 밝혔다.

신 전 회장은 농협중앙회 전무이사, NH농협은행 은행장 등을 역임하며 지난 2012년 농협은행 출범 당시 초대 지주회장 겸 은행장으로서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시카고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4년간 세계 및 국내 거시경제와 금융 정책 개발활동을 수행한 경제학자다. 특히 실무경험이 상당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으로 기업은행은 정관에서 정한 사외이사 정족수 4인을 모두 채우게 되면서, 그동안 노동조합이 추진했던 노동이사제 도입은 이뤄내지 못했다.

앞서 지난 2017년 말 문재인 대통령은 근로자 추천이사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금융개혁 방향 설정을 위해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권고했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 노조 측은 박창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기업은행의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한 바 있다.

박창완 위원은 과거 경남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정의당 중소상공인본부장으로 활동하며 지난 2017년부터 금융위원회 금융혁신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다.

다만 KB국민은행마저 노동이사제 도입에 거듭 실패하는데 이어 지난달 18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부문에서 노동이사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며 “노동이사제를 의무화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기은의 노동이사제 도입 가능성은 낮아졌다.

결국 기업은행도 노동이사제 도입이 물 건너가면서 금융권은 올해에도 노동이사제 도입을 이끌어 내지 못하게 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외이사 선임으로 전문성 있는 이사회 운영이 가능해 졌다”며 “안정된 지배구조와 내실 있는 이사회 운영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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