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 개폐기 연결 전선 이물질로 인한 불꽃 발생 잠정 결론
관리 부실 등이 입증시 한전의 형사. 막대한 피해보상 책임 등 불가피
한전측 " 정기적 안전점검, 부실 관리 아니다... 조사결과 기다린다"

지난 4일 발생한 강원 고성·속초 산불로 잿더미가 된 고성군 현내면 배봉리의 한 민가. (사진=뉴시스 제공)
지난 4일 발생한 강원 고성·속초 산불로 잿더미가 된 고성군 현내면 배봉리의 한 민가. (사진=뉴시스 제공)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강원 영동지역의 초대형 산불은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관리하는 전신주 개폐기에서 발생한 불꽃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 나면서 관리 소홀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강원 고성군에서 동해안 일대로 번진 산불은 지난 4일 오후 7시17분께 강원 고성 토성면 원암리 지역 전신주 개폐기 주변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잠정 추정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전신주에 달려 있는 차단기 역할을 하는 개폐기의 연결된 전선에 이물질이 날아와 불꽃이 발생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밀 감식 중이다.

최초 발화 원인은 개폐기로 밝혀져 개폐기 설치, 관리 부실 등이 입증되면 한전에 대한 형사 및 막대한 피해보상 책임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리 부실에 따른 사고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한전이 변압기 교체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전이 제출한 배전 유지보수 예산 집행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조4418억원으로 지난 2017년 1조8621억원보다 4203억원(2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변압기, 개폐기, 스마트계량기, 전선 등 배전설비 교체?보강 등 유지보수를 위한 비용인 배전 유지보수 예산은 2015년 1조7444억원, 2016년 1조7950억원, 2017년 1조8621억원, 2018년 4200억원으로 지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갑자기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인해 강원 영동지역 초대형 산불은 한전이 관리하는 전신주 개폐기를 관리.담당하는 한전의 설비 관리 부실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한전 측은 산불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하고 있어 부실 관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전 한 관계자는 "사고 직후 내부적 상황파악도 했지만 현재까지 발화원인은 잠정적으로 추정된 결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확한 정밀 감식 결과가 나오려면 2~3주 정도 소요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분석한 배전 유지보수 예산 삭감에 대해선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새 변압기로 교체했다가 2018년에는 교체대상이 적어 교체하지 않아 2018년의 자본예산(교체예산)이 감소한 것이다. 반면 안전점검은 수시 육안 점검 등을 하고 있어 수선 유지비(손익예산비)는 늘었다. 배전 유지보수 예산 삭감 관련 해명자료를 배포할 계획이다. 관리부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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