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퇴직연금, ‘쥐꼬리’ 수익률에도 수수료는 인상
은행권 퇴직연금, ‘쥐꼬리’ 수익률에도 수수료는 인상
  • 권이향 기자
  • 승인 2019.04.09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퇴직연금 190조원…수익률 정기예금 절반 수준에 머물러
손보·생보 수익률 1.72%, 1.40%…은행권 수익률 0.97%에 그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작년 퇴직연금 수익률이 전년(1.88%)대비 0.87%포인트나 떨어지며 노후대책의 마지막 ‘방어선’이 무너졌다. 이 와중에 퇴직연금을 절반 이상을 운용하고 있는 은행권은 적자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수수료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이 190조원으로 전년 대비 13% 가까이 급증했다고 7일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연간 수익률(1.01%)은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1.99%)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불황이 퇴직연금 수익률 감소에 한몫 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지수는 2041.04로 전년 대비 17.28%나 하락하며 주식시장은 타격을 입어 주로 주식, 채권등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은 수익률이 -3.82%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원금이 보장되는 원리금보장형상품이 1.5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전했음에도, 퇴직연금의 전체 수익률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주식시장의 불황뿐 아니라 퇴직연금 운용사업자들의 보수적인 투자 방식이 퇴직연금 시장 내 낮은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업장의 63.8%가 DB형(확정급여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DB형은 회사가 운용 성과에 대한 위험을 전적으로 감수하기 때문에 극도로 보수적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다.

또한, DB형은 운용 성과와 상관없이 정해진 금액을 퇴직연금으로 주기 때문에 근로자 개인들은 자신의 퇴직연금에 대해 무관심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DC·기업형IRP(84.1%), 개인형IRP(75.7%)보다 DB형은 원리금보장형에 95.2%나 치중됐다.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DC, IRP형도 실적배당형 운용비중이 각각 15.9%, 24.3%에 불과해 개인들 역시 퇴직연금 관리에 소극적이었다.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이 DC형(확정기여형)과 IRP(개인형퇴직연금)의 원리금 비보장 자산 투자 한도를 40%에서 70%까지 확대한데 이어 지난해 9월 TDF(Target Date Fund) 투자한도도 기존 70%에서 100%로 상향하는 등 퇴직연금 수익료 제고에 나섰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을 노후 대비책보다는 IRP 상품 가입을 통한 세액공제를 노리는 고객들이 상당해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이 양적 성장을 했음에도 매년, 수익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자 ‘덩칫값’도 못한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중간에 일시금으로 찾아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심각한 점은 전체 퇴직연금의 50.7%를 운용하는 은행권이 다른 업권 보다 수익은 저조했지만, 수수료는 꼬박꼬박 받아 챙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작년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가 각각 1.72%, 1.40%의 수익률로 기록했지만 은행권은 0.97%에 그치며 차이가 크게 났다.

장기수익률로 비교해도 결과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손해보험사가 5년 수익률에서도 2.15%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생명보험(2.04%), 금융투자(1.97%), 은행(1.74%) 순이었다. 10년 수익률에서는 금융투자가 3.78%로 1등이었고 은행권은 3.08%로 꼴등이었다.

수익률에서는 낙제점을 받은 은행권이 수수료는 오히려 제일 많이 떼갔다.

은행권의 평균 총비용부담율은 0.49%로 가장 높았고 , 그 뒤를 이어 금융투자(0.45%), 생명보험 (0.45%), 손해보험(0.40%) 이었다.

은행권 가운데 가장 많은 퇴직연금을 굴리는 신한은행(점유율 19.8%)은 IRP기준 총비용부담율이 2017년 말 기준 0.42%에서 지난해 말 0.43%로 0.01%포인트 증가했다. 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도 각각 총비용부담율이 0.02%포인트, 0.07%포인트, 0.02%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상위 6개의 은행 중 4곳의 총비용부담율이 올랐지만, 수익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신한은행의 지난 2017년 말 수익률이 2.04% 었지만, 작년 수익률은 0.14%로 곤두박질쳤다. 국민은행도 1.95%에서 -0.29%로 떨어졌고, 기업은행(0.56%), 하나은행(-0.46%), 우리은행(-0.20%), 농협(0.28%)의 수익률이 전년보다 저조했다.

DC형에서도 우리은행의 총비용부담율이 지난 2017년 0.48%에서 0.08%포인트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국민은행의 총비용부담율도 0.02%포인트 올라 0.64%가 됐고, 농협도 0.02%포인트 상승한 0.59%로 조사됐지만 수익률에서는 상위 6개 은행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권이향 기자  kehcl@fe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