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직장 어린이집 설치 부족…부모 속 새까맣게 탄다
시중은행, 직장 어린이집 설치 부족…부모 속 새까맣게 탄다
  • 권이향 기자
  • 승인 2019.04.11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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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 기준 강화 확대할 계획 밝혀
시중은행, 어린이집 19곳 남짓, 수용 인원은 931명에 그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정부가 직장 내 어린이집 수 증가를 위해 의무설치 기준을 기존 500인 이상 사업장에서 300인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시중은행들 역시 적극 동참하는 모양새지만 사업장 내 어린이집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6년 1.17명, 2017년 1.05명 이었던 출산율이 3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한데 이어 작년에는 사상 처음 합계 출산율이 0.98명으로 집계됐다.

유례없는 저 출산에 정부는 지난 2월 제1차 중앙보육정책위원회를 열어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제3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의 2년차 시행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이 통과된다면 기존 의무설치기준(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이거나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보다 기준이 강화된다.

은행권도 서둘러 국공립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설립에 나서며 사회공헌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규모에 비해 사내 어린이집 수용인원이나 설치 시설은 부족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직장 내 어린이집은 총 1133곳으로, 이 가운데 시중은행이 설치한 어린이집은 19곳에 불과했다. 전체 직장 내 어린이집의 1.67%에 그친 것 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여성근로자가 8744명인 국민은행부터 우리은행(8049명), 하나은행(7700명) 등 시중은행의 여성 근로자 수는 영유아보육법 의무설치 기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규모면에서도 국민은행(1만8071명), 농협은행(1만6875명), 우리은행(1만5389명), 신한은행(1만3995명), 하나은행(1만3229명) 모두 근로자 수가 1만명을 상회했지만, 어린이집 수용 인원은 931명에 그쳐, 어린이집 정원은 바늘구멍보다 작았다.

이중 위탁운영 중인 어린이집을 포함, 가장 많은 어린이집을 운영 중인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와 통합해 어린이집 5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을지로, 명동, 안암동, 목동, 대전 오정동에서 각 약 50명 정원으로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서초, 분당, 수지, 일산 4곳에서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오는 2020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90개 신설 및 하나금융 직원들을 위한 어린이집을 10개 추가 신설해 총 어린이집 100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직원들을 위해 매달 보육 지원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입학 시즌에는 입학을 앞둔 자녀와 직원들을 위해 출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 일과 삶의 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그룹공동 어린이집 3곳을 포함 6곳으로 하나은행 다음으로 많았다.

현재 신한은행은 일산(2곳), 송파구, 양천구, 강북구, 중구에 어린이집이 설치됐으며, 만1세부터 만5세로 정원을 나눠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의 출산 지원을 위해 산전후휴가(110일)를 포함해 육아휴직제도(2년 이내)를 운영 하고 있다. 산전후휴가는 출근과 관련 있는 중식대, 교통비 등을 제외하고 정상적으로 급여를 지급한다.

여기에 Mom-pro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1년까지 육아휴직 중인 직원의 경력단절을 최소화 하고 원활하게 정상적으로 근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육아휴직자 대상으로 어학능력 향상 지원제도도 갖춰, 은행의 해외 사업이나 관련 업무에 필요한 어학역량 개발을 위해 학습경비를 지원해 육아휴직 기간 중 100만원 한도로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의 육아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우리은행은 상암동(행복점), 성수동(사랑점), 회현동(도담점), 서현동(새솔점) 총 160명의 원아를 보육할 수 있는 4개의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도 출산·육아휴직, 임산부 배려 제도인 예비맘 Care 제도 등을 준비해 정부의 출산 장려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와 통합해 본점과 의왕IT센터 2곳에서 약 150명 정원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강서구(KB 강서어린이집, 70명 정원), 대전 유성구(KB 대전어린이집, 35명 정원) 2곳에 어린이집을 설치했다. 향후 서울 및 수도권에 추가 설치를 검토 중 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집 외 기혼 직원들을 위해 국민은행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가 있는 직원들은 3월 한달 간 오전 10시에 출근하도록 하며 위키드(With Kids) 연수, 육아휴직(2년), 임신직원 근로시간 단축(일 2시간 단축) 등 다양한 육아 복지를 준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사내 보육시설보다 집 근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중은행들이 지점별로 전국에 넓게 분포해 있다 보니 설치 장소 확보에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kehcl@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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