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보호 위한 공청회 자리서 보험 소비자 외침 외면 … 소비자 보호가 맞나?
“매번 찾아와서 한 소리씩” 반감 가져 … “약관대로 지급이 어렵나” 울분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보험연구원에서 개최한 공청회 자리에서 보험 이용자 협회 회원 십여 명이 모여 미지급 된 암 보험금을 약관대로 지급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업계관계자들로 구성된 참가자들이 이들을 비웃거나 무시한 모습을 보여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16일 보험연구원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보험 상품 사업비 및 모집수수료 개선’ 공청회 자리를 마련해 금융위원회 김용범 부위원장이 축사가 진행되고 있었으나 보험 이용자 협회 회원들이 미지급 된 보험금을 즉시 지급하라고 외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이미 공청회 시작 전 한 차례 협회 회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보험 가입자 중에 보험금 미지급 되신 분 없냐”고 외친 덕분에 공청회를 방청했던 업계 관계자들은 대략적으로 상황 파악을 한 상황이긴 했다.

(왼쪽사진) 김용범 부위원장 축사 중 보험 이용자 협회 대표 김미숙씨가 항의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 보험 이용자 협회 발언을 듣고 있는 김용범 부위원장 모습
(왼쪽사진) 김용범 부위원장 축사 중 보험 이용자 협회 대표 김미숙씨가 항의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 보험 이용자 협회 발언을 듣고 있는 김용범 부위원장 모습

그렇지만 이런 상황이 처음이었던 김용범 부위원장은 당황하며 축사를 끝낸 뒤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듣겠다고 말을 해 뜻밖의 면담은 이뤄졌다. 다만 즉답은 하지 않고 황급하게 자리를 떠났고 보험 이용자 협회 관계자들은 쫓아가며 항의가 추가적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공청회 도중에도 미지급 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외치는 소비자 단체의 목소리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도 썩 좋아보이진 않아서다.

해당 공청회는 높아진 소비자 보호 기조에 대한 정책 설명과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던 자리로 보험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정책 설명을 듣거나 의견을 개진하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사실상 보험업계와 연관 된 이들이 대다수였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보험 소비자 외침에 피식거리며 웃는 사람에서부터 그만하라거나 대놓고 비아냥대는 모습까지 업계 관계자들로 구성 된 이들의 태도는 소비자에 대한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충분했다.

물론 목적이 공청회를 참가해 변화하는 보험 정책을 숙지하려는 것은 알겠으나 불만이 있는 소비자 단체의 외침을 야유와 비아냥거리는 모습은 그다지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해당 공청회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보험 모집 수수료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자리였고 김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지속적으로 소비자 보호 기조를 강조했던 터다. 덕분에 즉답을 피하는 모습은 어색하기까지 했다.

이번 일에 참여했던 보험 이용자 협회 회원인 김영자씨는 “보험 약관 대출까지 받아가면서 보험금을 납입했다”며 “없는 사람들한테 최대 보루는 보험이라는 생각에 다른 금융 상품은 깨도 보험만은 지켰다”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암에 걸리자 나에게 돌아 온 것은 보험금 지급 거부와 보험금을 안 준다는 계약서에 사인하는 일 이었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에도 보험사·금융위·금감원 어디서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없다”고 소리쳤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루 이틀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매번 세미나를 할 때마다 찾아와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반감이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행위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 이용자 협회 관계자는 “금융위나 금감원은 마치 앞에서 다 해결해줄 것처럼 이야기 하더니 나중에는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며 “약관에 명시한 대로 약속한 대로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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