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2018년 기업실적 5가지 특징 보고서 분석
상장기업 4곳 중 1곳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감소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2018년 법인세율 인상을 적용받는 기업들의 세 부담이 정부 추산보다 2배 이상 늘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상장기업 4곳 중 1곳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17일 '2018년 기업실적 5가지 특징'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스피에 상장된 비금융 517개사(연결재무제표 기준) 중 2018년 법인세율 인상(22%→25%) 적용을 받는 38개 기업의 법인세비용(별도/개별기준)은 42.5%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법인세 차감전 이익은 2017년 83.3조원에서 2018년 96.5조원으로 16%(13.2조원) 증가한 반면, 법인세 부담은 2017년 17.7조원에서 2018년 25.3조원(42.5%)으로 늘어 법인세부담 증가율이 이익 증가율 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늘어난 법인세부담 7.5조원을 세율 인상 효과와 이익 증가 효과로 나눠보면, 세율 인상 효과가 4.6조원, 이익 증가 효과가 2.9조원으로 분석됐다.

늘어난 이익 증가분(13.2조원)의 절반이상(7.5조원)을 법인세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비용 부담이 각각 2.2조원, 8600억원 늘어나면서 상위 2개사의 부담액이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2017년 법인세율 인상 당시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면서 대상기업은 77개 기업에 불과하고 법인세 부담은 2.1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2배나 많은 4.6조원이 세율 인상으로 인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따른 코스피에 상장된 비금융 517개사(연결재무제표 기준) 중 `2017년 대비 매출액이 줄어든 기업은 188개사(36.4%),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294개사로 절반 이상(56.9%)을 차지했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기업은 131개사(25.3%)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기업 비중은 39.1%에서 32.1%로 줄어들었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한 기업 비중은 25.1%에서 25.3%로 다소 늘어나는 등 우량기업은 줄어드는데 수익성 저하 기업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동일 업종 내에서도 기업 간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286개사를 분석한 결과 전기전자(-80.1%) 전체 이익률이 15.5% 증가한 데 비해, 업종 내 기업 절반은 영업이익이 80.1%나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운수장비는 44개 기업 중 24개(54.5%), 운수창고는 17개 기업 중 12개(70.6%), 기계는 25개 중 20개사(80%)의 영업이익이 떨어지는 영업이익이 -61.9%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이 넘는 덩치 큰 기업들의 실적도 하락세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 이상인 192개사 중 53개사(27.6%) 매출액은 감소하고 절반(91개사, 47.4%)은 영업이익이 줄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하락한 기업도 16.7%(32개사)를 차지했다.

2014년 이후 상승 추세를 보이던 실적은 2017년을 정점으로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이 7.8%→5.0%로 감소하고 영업이익 증가율도 29.3%(2017년)에서 0.1%로 떨어지면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중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줄어든 기업은 LG디스플레이로 2017년 대비 96.2%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들의 실적 하락 폭도 컸다.

영업이익 흑·적자 기업 추세도 대조적이다.

적자 기업은 2016년 65개사→75개사(2017년)→85개사(2018년)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반면, 흑자전환 기업은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적자전환 기업은 34개사로 줄어들긴 했지만 2017년에 이어 여전히 흑자전환 기업(24개사) 대비 많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2년 연속 영업이익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자지속’ 기업도 2014년(51개사) 이후 2017년(35개사)까지 줄어들다가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 전략실장은 “지난해 법인세율 인상으로 기업들의 세 부담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실적 지표들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기업 실적 증가를 견인했던 반도체업종의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규제개혁, 세제 혜택 등에 보다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때” 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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