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소비자 보호·소비자 서비스 개선·소비자 중심 요즘 보험업계는 ‘소비자’라는 말이 말 그대로 핫 구호다. 시장이 포화 된 상황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들여야 하는 데 소비자 보호라는 구호라도 없으면 선택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일 수도 있다.

과거와 달리 소비자가 똑똑한 것도 이들에겐 소비자 보호를 외쳐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호구’라는 말이 한 차례 한반도를 뒤흔든 뒤로부터는 자신이 똑똑하지 않으면 사기 당한다는 자가 발전을 이룩한 영향이다.

이 때문에 설계사를 대면하기보다는 직접 분석해서 가입할 수 있는 통로가 개방되고 특정 회사 상품가입에 열을 올리기 보다는 다양한 상품을 놓고 비교분석하는 시대가 찾아와 정말 특별한 상품이 아닌 이상에는 과거와 같은 대박 상품을 찾기도 어려워졌다.

근데 필자가 앞에 나열한 문장들을 잘 보면 보험사가 말하는 소비자 보호는 가입을 잘 시키려는 목적에 치우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소비자 보호라는 구호는 최근 잘 먹히는 보험사들의 新영업방식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진짜 소비자 보호는 소비자를 가입시키기 전에 하는 말이 아니라 가입 시킨 후 서비스를 제공할 때 모습인데 말이다.

지난 16일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공청회 자리에서 김용범 부위원장의 ‘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라는 말을 외칠 때마다 정말 소비자 보호가 목적인지 알고 싶었다. 쓰여 진 대로 영혼 없이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행은 정말 되고 있는 게 맞는 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날 공교롭게도 암 보험금 미지급 피해자들이 단체로 나와 눈물을 흘리며 보험금을 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던 터다. 당황스러워하는 그 모습과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자세까지 ‘핫’ 구호가 ‘헛’ 구호로 바뀌는 시간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 이를 지켜보며 공청회에 참석했던 참석자들의 반응도 소비자를 위해 모인 사람들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정책 실행에 맞춰 상품을 팔려는 사람들의 반응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소비자의 반대말은 판매자이고 보호라는 말의 반대말은 훼손이다. 우린 기로에 서있다. 소비자 보호에 방점이 찍힌 게 맞는 지 아니면 판매자들의 소비자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공방의 문제가 아닌 진짜 소비자 구호가 실현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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