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청원 “한방치료 보험 적용해달라” 서명 늘어 … 한방진료 보험 적용 안된다 약관 명시도
보험업계 “정형화 된 치료법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 … 한의학계 건보 확대 반신반의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한방 치료에 대한 실손 보험 보장 확대 요구가 점차 증대하고 있지만 실제 보험에 적용 되는 한방 치료는 건강보험료가 제공 되는 침술로 국한 돼 보험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가 건강보험료 적용 범위에 한방 치료를 넣는 쪽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어 민간 보험사들의 보장하는 보험 보장 범위도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한방치료 보험 보장 확대해달라” 청원 나와 … 약관엔 ‘한방병원 입원비 보장 안돼’ 명시

출처 - 청와대 청원 사이트
출처 - 청와대 청원 사이트

26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한방치료에 대한 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청원자는 양방 병원에서 수많은 검사를 해봐도 알 수 없는 원인 미상의 병으로 고통을 받다가 한방 병원에서 병명을 알고 치료하게 됐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한방 병원에서 진행하는 입원 치료에 대해서 전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개인이 부담하기엔 너무 과도한만큼 보장 범위를 확대해달라는 것이 요지다.

청원 내용은 안타까우나 청원자의 청원이 실행되지 않는 데엔 보험업계, 양·한의업계·정부의 얽히고설킨 문제이기에 적용 범위 확대까지는 아직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중이다.

건강보험의 보장 범위를 늘리는 정책인 문재인 케어 영향으로 한방 치료가 건강보험 대상에 확대 되고 있으나 이런 논의가 탄력이 붙은 것도 오래전도 아니고 최근에 들어서야 됐을 뿐이다.

실제 모든 생·손해보험사 실손 보험 약관에는 한방 치료나 치과치료의 입원 의료비는 비 급여대상이기 때문에 보험금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명시 되어 있고 그나마 통원 치료 중 건강보험이 적용 되는 선에서만 보험금이 지급 될 뿐이다. 하지만 해당 내용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나중에 치료나 입원을 해봐야 알게 될 뿐 평상시엔 알기 어렵다.

이유는 보편적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살다보니 당연하게 입원을 하면 양방병원처럼 보험금이 지급된다고만 착각하게 된다. 엄연히 치료방법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범위까지 다르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병원이면 다 같은 병원이니까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탓이다.

◇ 보험업계 “표준화 된 치료법 없는 게 문제” … 한방보험도 있긴 있지만 가입자 少

그렇다면 병원이라고 불리고 치료하는 것이 목적인 이 한방병원에 대해서 보험사들은 양방병원들과 달리 차별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만도 하다.

정답은 차별이 아니라 양방병원과 다른 것이 핵심이다. 한방병원은 병마다 치료법이 의사들마다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보험사가 명확하게 정리하고 가격을 표준화 할 수 없어 평균값을 정하기 매우 어렵다.

반면 소비자들이 자주 가는 양방병원들은 개별 병원마다 운영은 달리하지만 치료법을 서로 공유하고 있어 치료가 비슷하고 비용도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보험사는 한방병원보단 표준화가 쉽고 간편하게 되는 양방병원에게 보험금 지급을 많이 한 것이다.

물론 이에 반발하며 한의사협회가 보험사들에게 한방 보험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 실제로 지난 2016년부터 한방보험이 따로 출시되거나 특약으로 한방병원 치료에 대한 보장을 하는 상품들을 몇몇 보험사에서 내놓기는 했다.

문제는 한방보험 가입자들이 양방보험 가입자보다 적다는 것이었다. 가입자가 많을수록 손해율과 위험률도 낮출만한 여력이 돼 지급 보험금도 늘릴 수 있지만 가입자가 적다보니 한방보험의 경우 정액제로 최대 1000만원 한도 내 보험금이 지급되는 등 한계가 많았다.

◇ 한의사 “수가 지정은 양날의 칼” … 보험사 “수요만 늘어나면 나쁘지 않아”

주목해야 할 점은 한의사들 사이에서는 비급여항목이 많을수록 치료비가 부르는 게 값인만큼 현행체제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세력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최근 건강보험 지정 된 추나 요법에 대해서 한의업계는 찬반이 팽팽히 갈려 협상하는데도 진통이 큰 배경이기도 했다.

그러나 근래 한방병원과 마찬가지로 비급여항목이 많았던 치과가 높은 수가를 책정 받으며 급여화 되자 오히려 치과 수요가 늘어나 수익도 덩달아 오르자 한의업계도 의심을 거두고 협상에 임하게 됐다. 대표적으로 추나 요법이 그러한 케이스인데 실제 수가를 높게 책정해줘 과거와 달리 오히려 환영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24일 보건복지부는 첩약부분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 문제를 두고 회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 의료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방치료도 양방치료와 마찬가지로 급여화 해 국민들 의료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적인만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도 전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하게 될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는 현재 한의업계 내에서 ‘양날의 검’이라는 소리까지 들으면서 찬반이 나뉘고 있으나 수가 지정이 낫다는 내부의견이 많아지면서 지켜보는 중인 상황이다.

이처럼 건강보험 급여화가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급여화가 늘어나는 것은 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데 결론적으로 수요가 증가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처럼 한방치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계기가 된다면 보험업계가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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