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한앤컴퍼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AA-’으로 하향 조정
대부분 카드사 신용등급 AA0~AA+, 롯데카드 자금조달 부담만 가중 돼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앞둔 롯데카드의 장기신용등급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라는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난 롯데카드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카드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카드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지만, 부정적 검토대상에 올렸다.

신용평가사들이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에 대해 부정적인 판단을 한 까닭은 앞서 롯데지주가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를 선정한 탓이다. 게다가 롯데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앞서 하향 조정돼 그룹 계열사의 지원능력이 저하됐다는 점도 롯데카드 신용등급 저하에 한몫했다.

당초 금융권은 하나금융과 MBK파트너스-우리금융지주 컨소시엄을 롯데카드 유력 인수자로 점쳤다. 그러나 한앤컴퍼니가 롯데카드 100% 지분 기준으로 약 1조8000억원 안팎을 제시하며 경쟁사들을 제치고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인수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의 0.85배 수준으로 업계 2위인 삼성카드의 PBR이 0.6배인 점을 고려해도 롯데카드의 가격을 높게 책정된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고용안정, 롯데그룹과의 협업 등 여러 조건에서도 롯데그룹의 요구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카드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 연출됐다.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과정을 밟게 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됐고 이에 따라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라는 결과가 초래됐다.

카드사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수신기능이 없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금리를 낮게 조달할수록 유리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한국기업평가 외에 한국신용평가도 롯데카드의 장기신용등급을 하향 검토해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가 우려됐다.

한신평은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가 각각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를 인수하면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신용등급에 반영된 계열사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보편적 특성을 고려하면 지원 여부에 대한 결정은 경제·전략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기평도 “현재 두 회사 신용등급에 반영된 계열사 지원 가능성을 적용할 수 없는 점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현재 모회사인 현대자동차의 신용도 저하로 아웃룩이 ‘부정적’으로 변경된 현대카드의 신용등급도 AA+다. 현대카드 외 대부분의 카드사들의 신용등급 역시 AA0에서 AA+ 사이지만, 롯데카드 홀로 AA-등급으로 떨어지면서 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다른 금융사에 프리이엄을 붙여 롯데카드를 재매각하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로 사모펀드들은 유사시 재무적 지원가능성이 낮아 자본 잠식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롯데그룹 차원에서 롯데카드를 지원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연간 계획 및 시장 상황에 전략적으로 자금조달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번 신용등급 하락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롯데쇼핑 등급 하향 조정 영향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이미 채권발행 금리 등에 선 반영된 부분이 있어 조달비용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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