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반도체, 전기기기, 철강, 화학 등 중간재 품목 영향"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무역전쟁 중인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관세를 기존보다 인상하기로 한데 따른 영향으로 한국 수출은 1조원(8억7000만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 미중 무역협상 중 대중 보복관세 인상' 통상이슈 브리프,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 영향 참고 자료 등을 통해 미국과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비중은 대중 수출비중

26.8%, 대미 수출비중 12.1% 등 총 38.9%로 대만 40.6% 다음으로 많이 차지하고 있다며 13일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통상이슈 브리프 및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10일(현지시간) 기준 예고대로 2000억 달러 규모의 5745개 대중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15% 인상했다.

관세인상 조치에 따른 미국의 대중국 평균 수입관세는 수입액 가중 평균 기존 12.4%에서 14.7%로 올랐다.
 
앞서 지난 2017년 미국의 대중국 평균 수입관세율은 평균 3.1%였다가 2018년 8.8%로 상승, 이번에 다시 14.7%로 뛰었다.

미국 피터슨경제연구소는 지난2018년후 미국의 대중국 수입품 중 중간재의 86%가 특별관세 적용을 받고 있으며 전체품목 50.6%가 특별관세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특별관세 대상은 품목별로 피혁, 가공식품, 수송장비 등 90% 이상이며 가공단계별로 전자부품, 철강제품, 화학제품 등 중간재의 86%, 자본재의 40%, 소비재의 33% 등이다.

한국은 대중국 수출 중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반도체, 전기기기, 철강, 화학 등의 품목에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치가 지속될 경우 중국에 생산거점을 두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과 중국이 원산지인 제품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관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장기화로 중국 전체 수출이 둔화될 경우 미국의 대중국 무역제재에 따른 영향은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이 큰 한국, 대만, 일본 등의 국가들이 수출 피해를 볼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이 79.0%로 높아 한국 대중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고됐다.

이에 대한 직접 효과는 중국 중간재 수요 감소로 한국의 세계 수출 0.10% 감소 예상, 간접 효과는 중국의 성장둔화로 세계 수출 0.04% 하락이 예상되며 직간접 효과를 합쳐 수출 감소분은 0.14%(8억7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점쳐졌다.

다만 미 세관국경보호국(CBP)는 지난10일 오전 0시 1분후 미국으로 출발하는 화물부터 25% 추가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사이 협상 합의에 이를 경우 관세 인상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미국의 대중국 보복관세 인상 대상 품목 및 수입액(2019년 5월 10일 기준).
미국의 대중국 보복관세 인상 대상 품목 및 수입액(2019년 5월 10일 기준).

이에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측은 미중 무역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더라도 양국의 근본적인 갈등관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의 확대된 관세율 격차를 적절히 활용할 기회 모색, 한국으로 유턴하는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검토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측은 "수입액 기준 평균 적용시 중국 제품의 경우 미국에서 평균 14.7% 관세를 부담하게 되지만 한국산은 한미 FTA 활용시 평균 0.4% 관세를 부담할 수 있어 확대된 관세율 격차를 적절히 활용할 기회를 모색해야 된다. 한국 기업들은 리스크 분산을 위한 제3의 생산거점 모색 및 시장 다변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턴하는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검토해야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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