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상승으로 손보업계 부진 가속 … 미룰 때까지 미뤄
이미 인상 예고했음에도 눈치만 봐 … 올려도 문제 안 올려도 문제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손보업계가 악화되는 실적과 높아져가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에 치닫고 있지만 지난 1월 인상 이후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을 나타내는 당국의 등쌀에 인상에 주저해왔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먼저 인상하겠다고 나서면서 나머지 손보사들도 줄줄이 인상할 것으로 보여 추후 흐름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 손해율 악화 따른 실적 부진으로 줄줄이 인상 … 최소 1.5% 인상 될 것

1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다음 달부터 1.5%씩 자동차 보험료를 올릴 예정이라고 전한데 이어 그동안 당국의 눈치만 봤던 나머지 보험사들도 줄줄이 자동차 보험료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올해 처음이 아닌 두 번째 인상으로 지난 1월 이미 한차례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3.5% 안팎으로 올린 바 있다. 다만 올해 두 번째 자동차보험료 인상엔 올해 초 첫 번째 인상과는 다른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인상엔 작년 내내 악화 된 손해율에 대한 영향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급격하게 올린 것이 한몫했지만 이번에는 노동연한 65세로 늘어난 것과 시세하락 분의 보상 대상을 출고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면서 보험사 부담을 늘린 것이 배경이 됐다.

이 때문인지 손보업계에서는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인상이라는 말보단 조정이라는 말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인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손보업계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상을 두고 시장에서는 2019년 1분기 수익률 악화가 한 영향을 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2019년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른 손보업계는 전년 동기 대비 최소 10%에서 최대 65.6% 이상 감소하면서 부진을 여실히 드러냈다. 투자손익에 대한 영향도 있었겠지만 제일 큰 원인은 역시 자동차보험 부분 손해율 악화다.

현대해상, DB손보,삼성화재, 한화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5% 수준으로 손익분기점으로 불리는 손해율 77% 안팎에서 한참 올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이미 두 차례 인상 예고해도 눈치 본 이유는? … 올려도 문제 안 올려도 문제

앞으로 과제라면 금융당국과의 마찰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손보업계는 당국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작년 인상분을 올해로 미룬 셈인데 이 점 때문에 올해 2번 인상을 예고했음에도 또 눈치보며 찔끔 인상을 단행한 셈이다. 그것도 1분기 실적 악화가 눈에 보인 다음 시급한 과제로 선포한 뒤 올린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눈치주기는 자동차보험료가 통상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어 소비자 민감도가 높아서다. 기본적으로 의무보험이라서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을 경우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인데 손보사들은 손해율 악화가 체감 될 때마다 줄줄이 보험료를 올리고 있어 금융당국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 보험사들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최근에는 종합검사가 부활하는 등 금융당국의 견제수단의 증가로 과거와 같은 대폭 인상은 없겠지만 올해와 같은 찔끔 인상이 보다 잦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율 악화에 따른 보험료 인상은 보험사들의 재량이지만 그게 또 당국의 눈치를 봐야하기에 어려운 것”이라며 “이미 삼성화재가 올린다고 말한 만큼 최소 1.5% 안팎으로 자동차 보험료가 줄줄이 인상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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