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기술유출 의혹 "소송 본질 다각도로 봐야"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기술유출 의혹과 관련 소송이 진행중인 가운데 전 LG화학 직원이 기술 탈취가 실제로 가능하지 않다며 소송의 본질을 다각도로 봐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17일부터 'LG화학의 퇴직자들에 대한 잘못된 처신에 대하여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 글에는 지난 4월29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2차전지(충전이 가능한 전지) 기술유출 의혹 제소(제소한 기업 LG화학, 피소 기업 SK이노베이션) 관련 내용이 담겼다.

기술탈취가 가능할지 의구심이 들 뿐만아니라 이직자가 정보빼돌렸다는 어감에 모욕감을 넘어 수치심이 든다며 소송이 부당함을 강조했다.

청원인은 "기술탈취가 실제 가능할까에 개인적으로 상당히 의구심이 든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그것도 국가차세대 핵심사업인 배터리 기술 유출이 퇴직자에 의해서 그렇게 쉽게 유출될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기술을 탈취했다면 내부 process가 문제 있거나, 정말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준의 기술이 아닌 일반적인 수준의 기술일수 밖에 없을 것이다. 소송 내용은 마치  이직자가 사전공모해 조직적으로 정보를 빼돌려 이용했다는 어감인데 이직자들을 산업스파이로 묘사하는 부분은 정말 모욕감을 넘어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직자 회사가 바뀌었지만 수년간 같이 동고동락 하며 같이 울고 웃던 식구한테까지 매도해도 되는 것인가. 배신감보다 허무함이 앞선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3월 당시 CEO 부회장 기자간담회에서 인력유출문제를 물어보는 기자에게 "꼭 필요한 사람들이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것 같다"며 퇴사자들 업무수준을 폄하했으나, 지금은 핵심인재라며 기술을 들고 나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중으로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막말하던 회사가 기술을 빼가는 핵심인재라고 말을 바꾸는것도 얼마나 직원들을 자위적으로 해석하는지, 한 회사 식구로 생각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LG화학 주장대로 지난해까지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인원이 76명이다. 이 인원들이 현실이 힘들고 희망을 찾지 못해 스스로 새로운 터전을 찾은 건 아닌지 이직자들의 입장을 한 번쯤 고려해봐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이 아닌 다른 회사까지 포함한다면 (이직자가) 수백명이 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퇴사하는 것에 대해 먼저 본질을 바라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만일 운이 좋아 청와대 답변 단계까지 간다면 이직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산업스파이 같은 인격적 매도를 하는 현실을 물리적으로 방지하는 system을 만들어 주십사 정부에 간곡히 요청한다. 국가핵심 보호산업인 배터리에 관한 소송이라면 잘잘못을 국내에서 가려야 하는것이 아닐까요. 뜬금없이 옆집 아이들 싸움을 우리집으로 끌어들여 해결해달라는 모양새는 보기가 좋지 않다"고 했다.

오는 6월16일까지 청원 마감되는 이번 글은 21일 오전 현재 515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기술 유출 및 인력 빼가기 등을 이유로 SK이노베이션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소송은 5월 중 조사개시 결정, 내년 상반기 예비판결, 하반기 최종판결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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