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우선협상자,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변경
우리카드, 롯데카드 합병 하면 자산규모 순위 3위로 도약
우리금융, 비은행 부문 확대로 금융지주 순위 굳히기 나서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전격 교체하면서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합병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업계 하위권에 머물던 우리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된다면 단숨에 3위 카드사로 수직 상승 할 수 있어, 업계 내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 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한앤컴퍼니와의 롯데카드 지분매각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을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했다. 롯데 측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앤컴퍼티와의 우선협상대상 배타적 협상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앞서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의 탈세혐의 법적 논란 및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대한 노조의 거센 반대가 롯데에 부담으로 작용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거래를 마쳐야 하는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새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은 롯데카드 지분을 각각 60%, 20%로 나눠 갖게 된다. 남은 20%는 롯데그룹이 보유해 3대 주주로서 남아 이사회에도 참여한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의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아 전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컨소시엄에서 우선매수청구옵션도 없이 MBK에 인수 자금을 조달해주는 단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데 그친 탓이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우리은행의 롯데카드 인수를 확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MBK파트너스가 사모펀드인 만큼 롯데카드 재매각은 당연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분기 간발의 차(126억원)로 하나금융을 제치고 3위로 올라간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몸집을 키워 성장해 나갈 계기를 마련할 수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지난 취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출범 첫 1년 간은 규모가 작은 곳부터 M&A를 해 비은행 비중을 40%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히며 비은행 부문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게다가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의 신디케이트 론(집단대출)을 주선하게 된다면 여기서 오는 이자이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수익극대화를 위해 엑시트(투자 후 자금회수) 전략으로 공개매각에 나선다면, 이미 지분 20%를 가지고 있는 우리은행은 우선순위 선점에 유리한 위치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른 작년 기준 카드사 자산규모 순위에서 신한카드가 29조3500억으로 1위에 그 뒤를 이어 삼성카드(23조47억), KB국민카드(20조5074억), 현대카드(15조9439억), 롯데카드(12조6527억), 우리카드(9조9831억), 하나카드(7조9847억) 순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지난해 6위로 하위권에 있었던 우리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된다면 자산규모는 22조6358억원으로 삼성카드의 턱 밑까지 추격하게 된다.

이용실적 점유율(신용·체크카드 합산) 기준으로도 업계 5위(10.3%)에 그쳤던 우리카드에 롯데카드의 점유율(9.7%)를 합산하면 20%로 신한카드(22.8%)에 이어 순식간에 업계2위로 도약 가능하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20% 지분 투자의 재무효과는 크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롯데 카드를 최종 인수하고 우리카드와 합병 시 규모의 경제 효과와 시너지 추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롯데카드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이 높지 않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손비용 상승 등으로 전반적인 카드사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여건이지만 장기간 시장점유율(MS)이 고착화된 카드 업계 환경을 감안하면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 지위 확대는 적절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두 카드사의 중복 고객은 적은 편으로 롯데카드가 보유한 유통 업종에서의 강점을 시너지 삼아 우리카드가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와 롯데카드의 합병으로 업계 내에서 소형 카드사는 하나카드만 남게 된다”고 귀띔했다.

덧붙여 그는 “향후 대형 카드사들은 규모의 경제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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