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 2곳 모두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하며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3분기 추가 인가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과 관련해 외부평가위원회의 의견과 금융감독원의 심사 결과를 담아 키움과 토스뱅크 모두 불허한다”며 임시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법률·소비자·핀테크·리스크 관리 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의는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과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각각 미흡해 예비인가가 불발됐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곳 모두 다 안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은행업은 혁신성과 안정성을 균형 있게 평가해야 하고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평가위 평가와 금감원 심사 결과를 감안할 때 이번 불승인 처리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토스 컨소시엄의 탈락은 예견됐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신한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손을 잡았지만 전략 방향과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서로 간에 이견 차이를 보였고,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신한금융이 중도하차 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주력자 지위로 60.8% 이상의 토스은행 지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까닭으로 전자금융업자인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 주력자 지위 인정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수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며 작년에는 444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비바리퍼블리카가는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은 자본금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고배를 마시게 됐다.

특히 앞서 케이뱅크가 여러 차례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출 중단 사태까지 벌어지자 인터넷전문은행의 자금 조달력이 심사 과정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토스는 혁신성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안정성 측면에서 조달능력과 지배구조 등이 미흡하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튼튼한 자본력을 무기로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던 키움뱅크은 ‘혁신성’에서 발목이 잡혔다.

키움은행은 대주주 키움증권과 모기업 다우기술을 주축으로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 11번가, 사람인HR, 한국정보인증, 코리아세븐 등 28개사가 참여해 안정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그러나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인 금융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따져보면, 키움증권은 기존 은행권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결국 ‘메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금융당국의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편, 금융위는 올해 3분기 중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받아, 4분기 안으로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이번 예비인가에서 각 컨소시엄의 점수와 사업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구체적 점수는 금융위서 최종적 의사 결정하는데 활용됐으며 구체적 점수 등은 비공개로 한다”며 “추후 다시 신청할 자격이 있기 떄문에 공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네이버, 인터파크 등 대형 ICT 기업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예견된 일이었다”며 회의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등장이 디지털금융의 기폭제 역할을 했지만, 본질적인 변화나 혁신을 이끌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라며 “금융당국이 오는 3·4분기 다시 제3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규제완화가 선행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