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고점 대비 약 20% 하락...아직 바닥에 도달하지는 않아 더 하락할 가능성 커
"원화 약세 현상과 무역분쟁 타결 전제돼야 증시 반등"

 

[FE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국내 증시가 하반기에는 반등할 수 있을까. 증권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미중 무역분쟁 타결과 환율 정상화가 급선무라고 진단한다.

현재 시장의 상황은 사실상 '흐림'이다. 코스피가 이미 고점 대비 약 20% 하락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 수준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현재 코스피 PER은 0.87배 수준인데 과거 글로벌 위기 때 PER이 0.83배 수준까지 내려갔던 점을 고려할 때 저점을 향해가고 있을 뿐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는 않아 더 하락할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주장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반등을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좋아져야 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수출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원화 약세 현상과 무역분쟁 타결이 전제돼야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는 ▲경기 불확실성 증폭 ▲중국에서 기업과 자금의 이탈 ▲중국의 시용 리스크 확대 등이 꼽힌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겪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양국의 관세 확대로 인해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역 위축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악화 증시 불안이 가중될 수도 있다.

특히 최근들어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이 화웨이 거래금지, 희토류 수출제한 검토 등 정보기술(IT) 산업에 집중되고 있고 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IT 경기 위축은 물론 우리나라 IT 산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등이 단기간동안 반사이익은 얻을 수 있겠지만 IT 경기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다.

한국 증시만 놓고볼 때도 비슷한 결론이 도출된다.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해도 IT 산업 전반이 침체될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해 부품 공급사들의 실적 악화가 나타나 증시 하락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 미국의 관세 부과 범위가 모든 중국산 제품으로 확대될 경우 중국에서 물건을 만들어 팔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기업과 자금 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는데 중국에 대부분 중간재 형태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물량도 감소하게 돼 직접적 피해를 볼 공산이 크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수많은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IT 경기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중국에서의 기업과 자금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그동안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효과 많으로도 글로벌 경기 지표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 다수다. 국내 증시도 악재를 털어내고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먼저 양국간 수출증가율이 반등할 수 있다. 양국간 수출증가율 상승은 글로벌 전역에 걸쳐 억눌렀던 신규 주문과 신규 수출주문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투자 역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은 대중 수출을 늘리기 위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고 중국은 IT 부분 관련 투자를 비롯해 경기 부장책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늘릴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수출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기업의 실적 향상에 따른 주가 상승세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무역협상 타결은 심리적으로 억눌렸던 글로벌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재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호텔신라, LG생활건강, 신세계인터내셔날, LG화학,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원익IPS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 소비 관련주로 분류되는 호텔신라, LG생활건강,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협상 재개가 위안화 강세를 가져올 수 있고 국내를 방문하는 중국 보따리상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은 중국의 교역량 정상화 및 소비부양책 추진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으로 분류된다. SK하이닉스, 원익IPS는 무역갈등 종결 시 나타날 수 있는 IT 밸류체인 상승세에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은 "무역협상 결과를 예측하고 그 결과를 전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뒤에서 날아오는 화살의 방향을 예측한 뒤 움직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복불복을 투자 전략으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기본적으로 무역갈등을 이겨낼 수 있는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협상테이블 복귀 시 복원력이 가장 빠를 종목을 선멸해 타이밍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원·달러 환율 정상화도 향후 국내 증시 반등을 위한 필수 요소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2월 이후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강세(원화 약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는 그 어느때보다 높다.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원화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자금을 옮길 수 있어 국내 증시에 변동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자금은 원·달러 환율 1150원을 기준선으로 삼아 밑으로 내려가면 매수하는 경향이 짙다.

지난 7일 기준으로 1180원대 수준의 원달러 환율만 놓고 볼 때 외국인 자금의 대거 이탈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면된다.

그렇다고 원달러 환율이 대폭 내려가도 안된다. 수출 거래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원화강세가 나타나면 수출이 감소해 기업 실적도 안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원·달러 환율이 미중간 무역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인 1100원대 수준까지 내려간 뒤 안정세를 찾아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고 수출 기업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을 꼽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추가 상승을 하기 위해서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매수 동력 약화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삼성전자 등 초대형주 중심의 대응 전략이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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