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시장 '꿈틀' ...'강남 불패론' 고개 든다
강남 재건축 시장 '꿈틀' ...'강남 불패론' 고개 든다
  • 김용주 기자
  • 승인 2019.06.14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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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주요 단지 매수세가 나타나
강남구 아파트값이 8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본격적인 상승세 전환 어렵다는 분석도...강남구 아파트값 상승세 단기적인 반등세 주장도

 

[FE금융경제신문= 김용주 기자] 소위 부동산 시장의 '강남 불패론' 불씨가 되살아 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꿈틀거리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주요 단지에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강남구 아파트값이 8개월만(한국감정원 기준)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요 재건축 단지의 상승세는 다시 인근 인기 단지와 강북, 그리고 서울 아파트 매매 호가 상승과 매물 회수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래 거의 20차례에 가깝게 발표된 규제와 공급대책이 또다시 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정부 정책에도 강남구 집값이 상승 전환한 가장 큰 원인을 '규제의 역설'이라고 진단했다. 함 랩장은 "재건축 등 너무나 많은 규제로 서울에 주택 공급을 제한하다보니 오히려 강남권 재화의 가치가 극대화되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권 주거 수요 대체 불가론도 배경중 하나로 거론된다. 특히 집주인 입장에서 강남지역 아파트는 팔기보다 오래 보유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이른바 '강남 불패' 신화 탓에 시중에 매물이 일절 나오지 않고 있다. 6월1일 보유세 부담을 앞두고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사라지면서 가격 하락세를 저지시킨 셈이다.

또 정부가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지만 강남권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택지개발 계획은 사실상 없었다. 결국 강남구에 진입을 계획중인 대기수요가 9·13대책 이후 집값이 5개월 이상 조정되자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문기 한국감정원 과장은 "일부 투자자들이 '지난해 8~9월 전고점 대비 1억~2억원 저렴하면 싸다'는 생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점차 전고점에 가까워지면서 최근 2~3주간 추격 매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중에 떠도는 막대한 유동성도 원인중 하나로 지적된다. 특히 갈 곳 모르는 부동자금이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머니마켓펀드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지난 3월 현재 982조1265억원에 달했다. 이 자금은 현금이나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금융상품 등을 말하는 데, 언제든 기회만 생기면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공시가격 확정으로 세금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반면, 최근 몇 달간 은마나 잠실주공5단지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크자 일부 자금이 매수세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뒷걸음질치는 대출금리도 수요를 부추기는 원인중 하나다. 한은이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시중은행들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에 지표금리인 장기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판국이다.

특히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자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려던 한은의 금리 인상 스탭도 꼬인 상태다. 그동안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았던데다 가능성을 일축해왔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며 다소 완화된 입장을 밝혔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이 (주거가 아닌) 투자 목적의 시장으로 변질되면서 금리 등 단 0.1%의 수익성에도 매우 민감하게 움직이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이를 사전에 예측하고 투자에 나서도록 부추긴 점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번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세가 단기적인 반등세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이번 강남권 집값 상승은 삼성역에서부터 봉은사까지 이어지는 복합환승센터 개발 등 개발 호재의 영향으로 짐작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재료는 아니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서울 집값 상승세가 재현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집값 불안 조짐에 대한 해법은 차이를 보였다.

함 랩장은 정부가 공급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부가 규제 일변도 정책을 지속해왔다면 이제는 '햇볕정책'을 통해 시장 달래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솝우화에서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태풍이 아니라 햇볕이었다"면서 "정부가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써도 다주택자들이 안 팔고 버티는 것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결국은 공급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35층 층고제한 ▲용적률 등 공급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기했다. 그는 "당장은 집값이 호재로 불안해지더라도 지금으로서는 강남에 장기적으로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강남권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신도시 등 택지 개발도 병행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수요 억제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권 교수는 "강남권 집값이 또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인다면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거래신고제도를 부활시키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통해 거래를 더 어렵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도 "재건축시장에 쏠린 과도한 관심이 불씨가 돼 시장이 되살아나기 전에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시장에 보내는 한편 재건축 규제나 양도세 규제 등의 카드를 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기자  iny@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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