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개월만에 반등...원달러 상승 영향, 업황 예상은 여전히 어둡다.
증권가, 하반기 디램 가격 전망 하향조정 추세...미중 무역분쟁이 결정타

 

[FE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반도체주가 지난달 잠시 반등했다. 10여개월 만이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이었다. 그러나 업황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한 달간 각각 19.08%, 7.40%씩 하락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이후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고객사가 재고를 더욱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어 2분기와 하반기에 대한 부품의 수요 가정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발표한 5월 수출입물가지수에서 지난달 반도체 수출물가지수 잠정치는 83.01로 전월(82.56) 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8월(-0.7%)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10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화한 것이다. 이런 반도체 수출 물가 상승에는 환율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5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84.93원으로 4월(1142.79원)보다 3.6%가량 올랐다.

반도체 수출물가는 10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환율에 의한 상승인 만큼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전망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디램 가격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추세다. 애초 3분기부터 디램수요가 회복되면서 디램 가격 하락 폭이 10% 이내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이나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회복세가 더뎌질 예정이다. 또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일시적으로 스마트 폰 수요와 디램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업황 전망에 영향을 줬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은 "올해 스마트폰 수요는 긍정적인 경우, 화웨이의 하락을 다른 업체가 상쇄하는 걸로 예상되고 보수적으로는 6000만대 수준의 수요하락을 전망하고 있다"며 "아시아에서는 소폭 삼성의 수혜가 목격되고 있으나 큰 변화가 없는 상태로 시장에서는 신중론적인 관점에서 1000만대 이하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의 회복은 예상보다 느려졌으나 악화된 전망을 주가에는 이미 반영됐다는 의견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디램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메모리업체의 하반기 실적전망이 낮아지겠지만, 주가 하락이 선행되면서 주가의 하방 경직성은 이미 높아졌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수혜가 예상됨에 따라 반도체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현재 디램 주요 애플리케이션 중 모바일 디램의 수익성이 가장 높은데 삼성전자의 모바일디램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가격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폭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며 "낸드 가격이 먼저 안정화된 뒤 화웨이 제재에 따른 스마트폰, 메모리, 디스플레이패널 등의 수혜로 디램가격 하락에 따른 이익감소를 상쇄해 줄 걸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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