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초읽기' 은행권.. "회의시간부터 줄여라"
주52시간 '초읽기' 은행권.. "회의시간부터 줄여라"
  • 권이향 기자
  • 승인 2019.06.19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무효율 높이기에 주력...스탠딩 회의·알람시계 도입 등 다양한 아이디어 속출
인력부족 영업점에 본사 인원 이동…업무 시간 외 메신저 보고 금지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코앞으로 다가온 주52시간제 근무 도입으로 주요 시중은행들이 불필요한 회의, 보고 등 비효율적인 업무를 줄이며 군살빼기에 돌입했다.

작년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주52시간제가 우선 시행됐다. 금융업은 특례제외 21개 업종으로 분류돼 1년 간 유예됐다. 근무시간 단축으로 금융소비자에게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달 1일부터는 300인 이상 사업장인 주요 시중은행들도 주52시간이 본격 도입되면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에 보수적인 은행권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시중은행들은 회의 시간 감축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알람시계 도입, 스탠딩 회의 등 다양한 방안을 시도했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24일부터 ‘하나·하나·하나’ 캠페인을 진행해, 회의는 주 1회, 시간은 1시간 이내, 자료는 1일 전에 배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방식도 사내 인트라망을 통한 비대면으로 보고 하도록 했으며 알람시계를 구매해 회의실에 배치하기도 했다.

우리은행도 회의 자료는 1장 이내, 회의 시간은 1시간 이내, 회의 결과 회신(피드백)은 1일 이내로 하자는 ‘1·1·1’ 캠페인을 시작했다. 바람직한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Do & Don't(두 앤 돈트)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Do & Don't(두 앤 돈트) 캠페인’은 직원들이 매월 주제를 정해, 해야 할 것(DO)과 하지 말아야 할 것(Don't)을 리스트로 만든다. 이에 회의시간에는 “그래선 안 돼”, “시키는 대로 해” 등과 같은 금지어 사용을 지양하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이미 5분, 15분, 30분 알람시계를 부서에 나눠졌다. 회의를 압축적으로 하도록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한 장치다. 특히 짧은 회의는 되도록 서서 하도록 하고, 임원 회의는 사전에 안건을 안내해 회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스탠딩 회의’를 하고 있다. 회의 자료 출력 등 회의 준비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태블릿PC로 회의 내용을 확인하도록 했다. 또한, 보고서 작성 시간 감축을 위해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전면 금지하고 키워드 중심으로 작성하도록 했다.

NH농협은행은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열리던 경영위원회를 오전 9시로 한 시간 미뤄 정규 근로시간 내에 회의를 소화하게 했다. 교육·연수도 근로시간에 포함하며 집체교육도 줄이는 분위기다.

특히 오전 10시~11시30분, 오후 2~4시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하고, 이 시간에는 불필요한 외출이나 흡연을 자제하고 개인별 업무를 처리하도록 독려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근무 시간 외, 메신저를 통해서 업무지시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PC-OFF제도 도입 등으로 이전보다 워라밸을 존중해주는 분위기”라며 “그러나 집단대출 시즌에는 평소보다 업무가 많아 주52시간을 지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퇴근 후 메신저를 통한 업무지시나 불필요한 회식을 자제하기 위해 지난 5일 노사 간 협약을 체결해, 올해 안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주52시간 시행을 앞두고 영업일선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신한은행은 영업점 근무 경력이 있는 50여명을 본점에서 전국 영업점으로 보냈다. 다음 달 초 예정된 정기인사에서도 약 70여명의 본점 직원들을 영업점으로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4월부터 본점 직원 40여명을 영업점에 단기 파견에 업무 지원을 돕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부터 PC오프제,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주 52시간제를 조기 도입하며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주52시간 근무가 정착할 것으로 보이며,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영업 공백을 메꿀 것”이라고 전했다.

권이향 기자  kehcl@fe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