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협회장, 제 12대 회장으로 선임…관료 출신으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동기
카드 노조의 반대, 업계 수익 개선 방안 등 과제 산적…김 회장의 행보에 관심 집중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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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여신금융협회장의 차기 수장으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선임됐다. 앞서 협회장 선출 과정에서 관료출신을 반대했던 금융 노조와의 갈등 봉합과 업계 수익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김 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여신금융협회는 협회 정관에 따라  임시총회를 개최해, 김주현 전 예보 사장을 제12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날 김 회장의 선임안은 전체 회원사 98곳 가운데 63곳 대표가 참석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김 회장은 최근 선임된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과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에 이어 3번째로 관료 출신 협회장이 됐다.

1958년생인 김 회장은 중앙고등학교 및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김 회장에 대해 “신중함과 추진력을 고루 갖춘 분으로, 다양한 경력을 통해 쌓아 온 경제와 금융에 대한 전문성과 유연한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여신금융업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19일 여신금융협회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주현 회장은 “업계가 당장 직면한 현안 과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부가서비스 변경 허용 등 현안에 대해서는 이미 논점이 나와 있지만 최근 판례와 업계 현황, 감독 당국 등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면밀히 재검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협회는 신용카드업, 리스할부업, 신기술금융업 세 가지 업권 모두에 골고루 귀 기울이며 협회 스스로도 지적 역량강화를 통해 회원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정책결정 과정의 주요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연구 조사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취임사를 통해 밝혔듯이, 카드업계는 당장 직면한 현안 과제가 산적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3년 만에 등장한 관료 출신 여신협회장이 금융당국과 담판을 지어 업계 내 현안을 해결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의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이후, 카드업계는 수익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가맹점 개편 이후 ‘카드산업 건전화·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의 후속 대책에서도 업계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자, 카드노조는 지난 5월 총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재 업계는 레버리지비율 차별 철폐,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 축소 등을 금융당국에 요구하고 있으며, 카드사 노조는 대형가맹점 하한가이드라인 설정 관련 내용이 담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의 발의 및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김 회장이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어떻게 해낼지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카드사들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빅데이터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규제완화는 시급하다. 작년 11월 데이터규제 완화를 위해 ‘데이터 경제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발이 묶인 탓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여전히 데이터 경제 3법이 국회에 계류된 상태로, 카드사들이 빅데이터 사업을 확장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여신협회 차원에서 빅데이터 사업 인프라 구축 등을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행시 동기이고 정관계에 두루 밝다는 점은 강점”이라며 “정부와의 대화를 원활하게 이어나가며 당장 카드업계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주는 협회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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