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렛폼 시장 새 사업모델로 보험상품 부각 … 손해보험 업계 중심으로 퍼져
마이데이터 산업 확장 … 결국 맞춤형 보험 상품으로 확장될까?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보험업계가 기나긴 업황 불황 속에서 신성장 동력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가운데 플렛폼 경제가 금융업권에서 급부상하자 보험사들도 앞다퉈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시도들이 보험업계가 앞으로 가야할 신 성장 동력 중 하나로 봐야할지 아니면 단순히 채널 확장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봐야하는지는 조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 뱅크샐러드·토스 플렛폼업체 협업 늘어 … 서로 필요충분조건

21일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플렛폼 업체와 제휴하거나 협업해 신규 상품을 내놓는 보험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부담이 없는 적은 보험료를 납부하며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대다수로 구성돼 있으며 젊은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플렛폼 업체들과 협업을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여행자 보험이나 미니보험 등이 주요 대상이었지만 협업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연금보험, 어린이 보험 등 손보사·생보사 가리지 않고 협업을 통한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플렛폼 업체와 제휴하고 있는 곳은 삼성화재로 작년 12월 낚시예약 앱인 ‘물반고기반’과 협업을 해 여행사 보험을 출시한 이후 이스타항공, 토스, 뱅크샐러드와도 손잡고 여행사 보험 상품들을 출시했다.

주목할 점은 각 플렛폼 업체 특징에 맞춘 보험상품 내놨는데 앞서 설명한 ‘물반고기반’의 경우 일반 여행자 보험과 달리 낚시를 하다가 생길 수 있는 병에 대해서 추가 보장을 담거나 2030 대표 가계부 앱인 뱅크샐러드와는 여행가기전 가입했다가 여행 이후엔 해약을 하는On/Off 해외여행보험을 내놔 보험시장에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최근 KB손해보험에선 아이돌봄 매칭 플렛폼인 ‘맘시터’와 협업을 해서 아이돌보미 과실에 의한 대인·대물사고나 상해사고, 아동학대 사건을 배상해주는 보험 상품과 개발하겠다고 밝혔으며 메리츠화재의 경우 보험 플렛폼 업체인 인바이유와 협업해 스포츠 활동 중 생기는 사고를 보장하는 전국민생활체육단체 보험을 출시해 관심을 모았다.

생보사 중에선 쉬운 송금으로 유명한 토스와 손잡고 처브라이프와 교보라이프플래닛과 미니보험을 출시했으며 한화생명은 저축성 보험인 연금보험을 판매해 차별점을 뒀다.

◇ 일반보험에서 기업보험 확대하기 위한 방안 … 수익성보단 미끼상품

이처럼 플렛폼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보험을 상품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보험업계 내에서는 추가적인 성장동력이라고 판단하는 곳도 있지만 반대로 마케팅의 일환으로 봐야한다는 시선으로 양분되고 있다.

실제 A 보험사 관계자는 “플렛폼 업체와 협업하는 것은 포화 된 일반보험 시장에서 기업보험으로 확장해 나가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며 “더이상 추가적인 보험판매처가 없기에 만든 고육지책”이라고 답했다.

이와 달리 B보험사 관계자는 “기존 보험상품을 플렛폼 업체와 제휴해 소개하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정답”이라고 지적했다.

두 보험사 입장처럼 두 가지의 차이점은 명확하다는 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신규 성장동력을 목적으로 플렛폼업체와 협업을 하는 경우라면 전사적으로 플렛폼업체와 맞는 맞춤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면 마케팅일 경우 비대면 채널인 플렛폼업체의 인기에 발맞춰 단기 상품 내놓는 것에 그칠 수 있어서다.

이밖에 보험상품을 가입하는 금액이 소액인 점을 고려해 수익을 늘리기 위한 신규성장으로 보기엔 한계가 크고 단순 미끼상품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는 보험에 친숙하지 않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값싼 보험상품으로 친근하게 접근하려면 필요한 것이 소액보험밖에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 동의 된 개인 데이터 통한 맞춤형 상품 개발 지향 … 보험사도 응할까?

한편 플렛폼업체들 사이에서는 보험 상품을 팔아서 수익성을 창출하는 GA형 플렛폼 업체도 있는 반면 보험 상품을 수익모델로 활용하기보단 데이터를 축척해 신규 수익모델을 창출하려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지출내역을 데이터화 하는 뱅크샐러드의 경우 보다 나은 개인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개인의 금융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를 두고 있어 여행자 보험을 출시한 것도 가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안이지 신규 수익모델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신 동의 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을 내놓는 것이 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뱅크샐러드를 운영하고 있는 레이니스트 김태훈 대표는 “동의 된 개인의 정보를 통해 자산을 분석하면 이를 보험사가 협업해 맞춤형 보험상품을 내놓을 수도 있다”며 “현재도 소비자들의 건강검진 데이터 활용 동의를 받아 맞춤 보험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그러한 모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 맞춤형 보험상품은 현재 보험연구원 등 보험 유관기관에서도 미래형 보험상품으로 강조하며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는 보험사의 성격이 현저히 바뀌어 개인의 리스크 관리하는 쪽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셈인데 앞으로 개인의 리스크와 비슷한 이들을 모아 보험사가 리스크를 보장하며 맞춤형 보험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멀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보험사들 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업권에서는 이러한 플렛폼 업체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보다는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할 뿐 신규 사업으로 영위하기엔 어렵다는 입장이라 맞춤형 보험상품을 내놓는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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