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시장은 과연 국내 카드사들의 '신천지' 인가?
베트남 시장은 과연 국내 카드사들의 '신천지' 인가?
  • 권이향 기자
  • 승인 2019.06.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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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성장하는 베트남, 롯데카드·신한카드 서둘러 베트남 시장 진출
현금 결제 선호하는 베트남, 증가하는 충당금에 따른 부담 등 악재 많아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다만 베트남을 단순히 기회의 땅이라고 인식하기엔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베트남의 금융시장 규모는 약 6조원으로, 2014년 이후로 6~7%대의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최근 3년 동안 63%나 커지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게다가 인구 1억 명의 내수시장을 가진 매력적인 투자처다.

이에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악화된 국내 경영 환경에서 벗어나 베트남 진출을 통해 이익 창출을 꾀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곳은 롯데카드다.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파이낸스’는 작년 12월 영업 개시 이후 현지인 대상 소비자대출 및 할부금융, 신용카드 사업을 본격 개시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전국 주요 도시에 본사 및 영업점포 14개(하노이 8개, 다낭 1개, 호치민 5개)를 오픈하고, 현지직원 500여명이 근무하는 등 베트남 전역에 영업 기반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올해 연말까지는 영업점포를 33개로 확대하고, 현지직원도 1000여명으로 늘리는 등 지속적인 영업망 확장을 통해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롯데파이낸스 비자(LOTTE FINANCE VISA)’ 카드, ‘롯데파이낸스 비자 플래티넘(LOTTE FINANCE VISA Platinum)’ 카드 2종을 출시하며 베트남 소비자들을 겨냥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지난해 12월 신용대출업, 할부금융업을 시작하고 지난 4월에는 국내 카드사 가운데 최초로 베트남에서 신용카드 사업을 개시해, 올해 1분기 11억56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당기순이익(10억8900만원)보다 6700만원 증가했다.

앞서 신한인도파이낸스(인도네시아),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미얀마) 등을 설립하며 해외로 진출한 신한카드는 올해 1월 현지 소비자 금융회사 ‘푸르덴셜 베트남 파이낸스 컴퍼니(PVFC)’를 인수하며 베트남에도 본격 진출했다.

BC카드는 지난해 11월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 베트남 결제 플랫폼의 디지털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리엔비엣포스트은행은 베트남 내에서 가장 많은 은행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트남 우체국 네트워크도 독점 운영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BC카드는 리엔비엣포스트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맞춤형 카드 상품·서비스 개발 △QR 등을 활용한 간편 결제 디지털 플랫폼 구축 △은행 디지털화 및 결제사업 공동투자 협력 등 다양한 중·장기 사업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경쟁이 치열한 국내 카드업계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힘들어, 사업망 확장을 위해 카드사들의 해외진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동남아에 진출한 다른 금융업권의 성과도 (카드사드의) 베트남 진출 가속화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계 기업의 시장 진출에 따른 경쟁 심화, 베트남 내 결제수단 중 신용카드 같은 비현금 결제 비중이 낮은 점 등 여러 부정적인 요인으로 국내 카드사들이 베트남에서 성장하기 힘들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특히 베트남은 시장 업권 간 경계가 불명확하다. 통상적으로 고신용자는 은행, 저신용자는 여전사를 이용하는 국내 금융환경과 달리 베트남은 신용평가가 보편화되지 않아 은행과 금융회사의 고객 군이 상대적으로 유사해, 각 업권 간 경쟁을 심화 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은 카드사보다 리테일 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조달 측면에서 카드사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이뿐만 아니라 카드사들은 은행대비 상대적으로 고객에 고금리를 적용해 수익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을 제치고 신용대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

또한, 베트남에서 소매금융 시장점유율 1위인 FE크레딧(FE Credit)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76%로 국내 여전사 고정이하여신비율((2.03%)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높은 충당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서는 경영상 부담이 될 수 있다.

여전히 베트남인 대부분이 현금 결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도 국내 카드사 입장에서는 악재다.

베트남에 진출한 아마존(Amazon), 알리바바(Alibaba) 같은 외국 전자 상거래 기업들의 지난해 전자 상거래 매출은 8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결제는 대부분 현금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김상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카드사의 베트남 대형 금융사 인수를 통한 진출은 여전사가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지라기보다는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경영진이 인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베트남 금융사들이 베트남 경제성장, 개인 처분 가능 소득증가로 2010년대 중반 폭발적인 성장을 했지만, 현재는 은행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과거의 성장률을 지금 시점에서 이어가기 쉽지 않고, 대출 급증에 따른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이향 기자  kehcl@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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