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제외 이미 시장에 선반영…불안해 할 필요 없어”
“민·관 총력 대응 중…필요시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 조치 할 것"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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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와 미·중 무역 갈등 등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대외적 불확실성이 증가했다. 이에 국내 금융계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자, 금융당국이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5일 오전 8시 금융위원회는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국내 금융시장 동향과 전망 및 대외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이날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대외적 경제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부정적인 요소가 더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상하이에서 있었던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중 무역갈등은 다시 악화될 조짐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일본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우리 경제에 연달아 악재가 터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7개월 만에 20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약 2년7개월 만에 1200원을 돌파하며 원화가치가 떨어졌다.

이처럼 미·중 무역 분쟁부터 한·일 간의 갈등 상황 등이 겹치면서 국내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백색국가 제외 이외에도 금융 부문에서 한국에 대한 규제를 추가할 수 있으며, 이러한 추가 규제 강화는 원화의 추가 약세 요인”이라고 설명하며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이 한일 갈등 요인 분해 결과를 적용하면 원·달러 환율은 1220원 내외까지 상승이 예상된다”며 “미중 무역합의가 재차 불발되고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1250원까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 부위원장은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이미 시장에서 상당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어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필요시 시장상황별로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7월 외국인 순투자동향에서도 외국인 주식자금과 채권자금이 각각 6조9000억원, 10조1000억원 증가하는 등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도 안정적인 상황이며, 국가 신용위험도를 나타내는 외평채 5년물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0.3%포인트로 안정적이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4000만달러 증가한 4031억1000만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외채 비율도 지난 3월 기준 31.6%로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286.1%)때보다 안정적인 모습이다.

모두발언을 통해 손 부위원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지난 2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우리 증시는 상대적으로 더 적은 하락폭을 기록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2일 기준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11%, 중국 상하이지수는 1.41%, 홍콩 항셍지수 2.35% 등 급락한 반면, 우리나라의 코스피 지수는 0.95% 하락에 그치며 타 국가 대비 하락폭이 적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향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과 함께 미중 무역분쟁, 노딜 브렉시트 등 우리 금융시장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반기 경제 여건도 녹록지 않다”고 지적하며 신중히 대응하겠고 밝혔다.

덧붙여 “금융당국은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국내외 금융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차분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기재부, 한은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시장불안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고, 필요시 시장상황별로 기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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