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4.8% 증가…비이자이익 17.2% 증가에도 총 이익 비중 15%에 그쳐
ROA·ROE 각각 0.02%포인트, 0.21%포인트 감소…영업실적 개선 등 영향 받아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들이 8조7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에도 이자이익으로 20조원을 벌어들여, 여전히 이자놀이에 치중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2019년 상반기중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8조3000억원)보다 5%(4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8조7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은 2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9조7000원)에 비해 4.8%(9000억원) 증가했다. 예대금리차 축소로 순이자마진(NIM)이 0.06%포인트 줄었지만,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6.8% 늘어나면서 총 이자이익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000억원)대비 17.2%(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말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82%에서 지난 6월 말 1.47%로 떨어지는 등 금리하락에 따라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매매·평가이익이 증가한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총 이익에서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은행의 경우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20~30%에 이른다. 미국의 웰스파고, 캐나다 TD뱅크 등 선진국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30~50%에 달한다. 신흥국들도 20%대 중반수준을 유지하지만, 우리나라 은행들은 10%대에 그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는 11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10조4000억원)대비 8.9%(9000억원) 증가했다. 급여 상승, 명예퇴직급여 집행 등으로 인건비가 600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법인세 비용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000억원) 대비 16.9%(5000억원) 줄었다. 미래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법인세인 이연법인세자산인식 효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손비용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원) 대비 22.3%(2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중 금호타이어 등 일부 기업 여신에 대한 건전성 분류를 상향조정하면서 거액의 충당금 환입돼, 올해 상반기 중 대손비용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효과다.

자회사 등 투자지분 관련 손실 발생으로 영업외손실은 작년동기(1000억원)보다 4000억원 줄어, 적자전환했다.

상반기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7%로 전년동기(0.69%) 대비 0.02%포인트 감소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8.64%로 0.21%포인트 낮아졌다. 영업실적 개선 등으로 자산·자본이 당기순이익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한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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