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이 청와대 국민청원 올려…“명의·도장 도용 등 위법으로 지분 늘려”
현대카드 “개인적인 가정사며 일방적 주장으로 사실과 달라”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여동생에게 저격을 당하며 갑질 경영 논란에 휘말렸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주)서울PMC(옛 종로학원)에서 벌어지는 대주주의 갑질 경영에 대한 시정요구’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자신을 정 부회장의 여동생이라고 밝혔다.

종로학원 설립자인 정경진 씨는 슬하에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을 비롯해 2남 1녀를 뒀다.현재 청원 게시물의 일부 내용이 국민 청원 요건에 위배 등을 이유로 사명 등이 가려진 상태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종로학원 창업자인 아버지는 아들이라는 이유로 정 부회장에게 다수의 지분을 증여했으며, 정 부회장은 위법과 편법으로 자신의 지분을 늘리며 급기야는 심복들을 회사 임원으로 앉혀두고 17%가 넘는 지분을 가진 주주인 저에게는 회계장부조차 열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원인은 총 8가지로 정 부회장의 위법 및 편법 내용을 정리했다. 먼저, “오빠라는 이유로 제 지분을 매각하거나 가족들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회사의 자금을 운용해 자신의 지분을 늘렸고, 그 결과 지난 2001년 기준으로 55:15의 비율이던 지분관계가 2013년에는 73:17이 될 정도로 불균등하게 변했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의 정관변경부터 이사 감사 선임까지, 회사와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을 아무 견제없이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청원인의 이름과 도장을 도용됐다고 밝혔다.

게다가 종로학원이라는 상표권을 개인 소유로 해 매년 3억원의 로열티까지 따로 챙겼으며, 지난 2015년에는 학원사업을 모두 매각하며, 상표권을 사업권과 별도로 매각해 사욕을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청원인은 가족 내부 갈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청원인은 “지난 2월에 어머니를 갑작스런 병으로 잃었다. 그런데 (정 부회장으로부터) 장례식장 조문객의 방명록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었고, 살아계신 아버지를 저희가 알지 못하는 곳으로 거처를 옮긴 채 알려주지도 않고 모든 연락을 차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아버지는) 건강이 많이 안좋으신 상태라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의 아버지를 격리시켜 다른 자식이나 심지어 손주들까지 만나지 못하게 하는 상황을 도저히 납득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이런 대주주의 갑질경영과 횡포는 비단 서울PMC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라며 “청와대가 나서서 서울PMC 경영 상황에 대한 감사와 합당한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개인적인 가족 문제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청원인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청원인이 주장한 열람 금지, 명의 도용 등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초 청원인이 정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완전패소 했기 때문이다. 오는 23일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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