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CEO가" LG화학·SK이노베이션 소송전 대화제의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차 배터리 특허 관련 소송전이 격화되면서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LG화학측이 "본질을 호도하는 여론전을 그만두고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리자고 촉구"하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LG화학은 3일 입장문을 통해 "그간 경쟁사의 당사 비방 및 여론 호도 행위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ITC 소송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데 집중하려 했지만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다시 한번 정확한 설명과 입장을 밝히려고 한다. 경쟁사는 본질을 호도하는 여론전을 그만두고 소송에만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가리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경쟁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손해배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임을 거듭 밝힌다"고 했다.

사익추구 행위를 ‘국익훼손’ 프레임으로 호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주장이다.

LG화학은 "이번 사건 피해자는 명백히 LG화학임에도 경쟁사는 당사 비방 및 여론호도 등 ‘적반하장’격 행위들을 통해 소송 본질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 그간 경쟁사는 선도업체인 당사 기술과 영업비밀을 활용해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벌여왔다. 경쟁사가 이러한 부당 행위를 저지른 것은 사익 추구를 위한 목적임이 명백함에도, 당사가 핵심기술과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제기한 정당한 소송을 ‘국익훼손’이라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소송 본질은 30여년 동안 쌓아온 당사 핵심기술 등 마땅히 지켜야 할 권리를 보호하고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는데 있다. 만약 경쟁사가 그들의 사익 추구를 위해 한 부당행위에 대해 ‘국익훼손’ 프레임으로 호도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해외 경쟁사들도 이를 악용해 장기적으로 영업비밀 유출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기술개발 활동이 보호받을 수 없어 국가경쟁력도 훼손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사의 진정성 있는 대화 제의 등을 촉구했다.

LG화학은 "그 동안 경쟁사는 대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했을 뿐, 소송 당사자인 당사에는 단 한번도 직접적인 대화 요청을 하지 않았다. 경쟁사는 대화 문은 항상 열고 있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당사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함께 특허소송을 통해 LG 배터리 사업 지장 불가피 등 엄포성 발언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잘못을 저지른 측에서 진정으로 대화를 하고자 하는 자세인지 진의가 의심스럽다. 만약 특허 침해 제소와 같은 본질을 호도하는 경쟁사 행위가 계속된다면 경쟁사의 소송제기가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넘어, 이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적극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LG화학은 경쟁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에 따른 손해배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다. 대화 주체는 소송 당사자인 양사 최고경영진이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2017년 10월과 2019년 4월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에 내용증명을 보내 당사 핵심 인력에 대한 도를 넘은 채용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지만 SK이노베이션이 2년만에 100명에 가까운 인력을 대거 채용, 이 과정에서 핵심기술이 다량 유출됐다며 지난 4월 29일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경쟁사를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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