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대금 1% 수준의 위로금 지급 통보…매매 계약서도 공개 안 해
노조, “고용안정 담보할 수 있는 고용안정 합의서 즉각 체결” 요구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이 결정된 롯데카드가 깜깜이 매각을 진행하며 고용불안에 떨고 있는 직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

4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롯데카드지부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롯데몰 앞에서 “고용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 고용안정 합의서를 노조와 즉각 체결 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롯데카드 조합원들은 “롯데지주가 오로지 허울뿐인, 실체를 알 수 없는 고용보장 5년 이라는 말 외에 어떠한 것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며 “매매계약서 공개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어 고용안정까지 위협 하고 있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사모펀드인 MBK가 카드업계에 진출하면서 구조조정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기준 직원 수는 1701명으로 기업규모에 비해 많은 편이다. 더욱이 MBK가 과거 인수 회사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전력도 있어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게다가 터무니없이 적은 매각 위로금도 문제가 됐다. 당초 롯데카드 내부에서는 매각 대금의 10% 수준에서 매각 위로금이 지급 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그룹이 경영 악화가 아닌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롯데카드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는 공정거래법 상 지주사 행위 제한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2년 이내 금융계열사를 처분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매각 대금 1조 3810억원의 1% 수준인 138억원을 매각 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은 “현재까지 롯데카드 대표이사는 직원들에게 2번의 공지만 했을 뿐이며 심지어 두 번째 공지는 본인이 직접 올리지도 않고 모 팀장이 대신 올렸다”고 밝혔다.

이어 “신동빈 회장이 상여금 포함 1년 동안 156억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직원 총 1700명의 매각위로금으로 본인 연봉보다 못한 138억원을 제시했다”며 성토했다.

김동억 사무금융노조 롯데카드지부장은 “주식매매계약 체결 후 롯데지주에 공문을 발송해 면담을 요청하고 직접 방문도 했지만 만날 수는 없었다”며 “매각 당사자인 롯데카드는 계약서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롯데카드 노조는 롯데지주는 주식매매계약서 공개 및 전 직원이 이뤄낸 성과에 대한 합당한 보상 이행, 롯데카드 대표이사의 즉각 사퇴, 고용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 고용안정 합의서를 노조와 타결 할 것으로 요구했다.

한편,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5년간 고용보장은 계약시 확약된 내용”이며, “기타 사항에 대해서도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대화해왔으며, 앞으로도 대화를 지속하고 직원들의 처우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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