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받는 쿠팡과 실적하락 이마트 … 시대정신은 비대면
네이버와 카카오 보험시장 진출선언 … AI서비스 맹신 또 다른 불신 초래할 수도

국내외 어려운 환경에 이중삼중으로 고통 받는 보험업계의 위태로운 현실을 조명해보는 연속기획 보험과 AI의 2편은 시장에 화두로 떠오른 AI 설계사 등장과 관련해 보험업계 관점과 소비자의 관점에서 다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 이마트 몰락 온라인 마켓 성공의 신호탄 … 배달시장 성공 이면엔 대면의 불편함

지난 8월 다트 전자 공시에 발표 된 2019년 2분기 이마트 실적에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전통적인 유통업계 강자인 이마트가 사상 처음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자사주를 사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 불어 닥친 이마트의 위기를 가리려고 노력했지만 시장에선 쿠팡 및 마켓컬리 등으로 대표되는 이 커머스 공세가 이마트의 부진을 이끌었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다.

그렇다면 이 커머스인 쿠팡은 적자가 아닐까? 물론 그건 아니다. 쿠팡도 매년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적자가 날 때마다 해외에서 대규모로 투자를 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물류센터를 짓고 직접 고용한 배송기사를 통해서 전국으로 물품을 배달하고 있다.

쿠팡에게 주어진 투자의 기회는 아마존의 성공을 간접적으로 지켜 본 전 세계 투자자들의 안목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미 중국의 알리바바를 통해 투자의 효과를 톡톡히 입증하기도 했다. 이번 차례는 그저 쿠팡이 됐을 뿐이다.

전통적인 유통업이 결국 이커머스 업계에게 밀리는 건 간단하다. 사람들은 더 이상 귀찮게 오프라인 마켓에 가서 물품을 사기 싫어하고 무겁게 들고 오는 것도 관심 없다. 게다가 전화를 직접 걸어서 주문하거나 말하는 것도 싫어한다.

실제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가 바로 결제 서비스를 선보임과 동시에 시장이 발달한 배경도 소비자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서 주문하는 것이 불편해지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게다가 소비자는 주문을 전화로 안하고 앱으로 클릭만 하지만 실제 주문은 배달의 민족 내 직원이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소비자 대신 주문을 해준다. 즉 새로운 서비스는 아니지만 소비자들은 그 불편한 상황을 조금도 마주하기 싫다는 것을 활용해 성장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직접 보고 사오는 것이 귀찮아져 전화로 주문받던 시대마저 끝나고 이제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결제하고 주문을 하는 것 얼굴을 마주칠 필요도 없는 비대면의 세상 지금 세대들에게 너무 당연한 시대정신이 됐다.

이런 세상에서 보험사들이 말하는 보고 듣고 직접 말해야만 하는 보험업이 정체 된 가입자 수를 폭발적으로 늘릴만한 방법은 거의 없는 셈이다. 하물며 은행가는 게 귀찮아 비대면으로만 운영되는 카카오뱅크가 출시 2년 만에 천만 가입자를 돌파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해가 쉽다.

◇ 네이버·카카오 AI설계사 등장은 필연 … AI 맹신 또 다른 불신 초래

앞서 설명한 대로 비대면은 시대정신으로 자리할 만큼 금융업계 매우 큰 이슈가 된 지 오래다. 특히 보험업계도 CM이라 불리는 온라인 보험채널의 실적이 최근 3년 동안 49%가 증가했다. 문제는 그렇다고 아직 큰 이익으로 올라왔다고 보기 힘들다는 데 있다.

이 와중에 네이버와 카카오 보험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카카오는 자사 카카오페이를 통해 스타트업인 ‘인바이유’를 인수해 본격 GA진출을 공식화 했으며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오는 11월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겠다 밝힌 것이 그렇다.

이들은 최근 GA업계가 보험설계 시장 50%를 넘는 점유율을 보이는 등 큰 성공을 목도한 바 있다. 앞으로 강력한 플렛폼 영향력을 이용해서 보험 가입자를 끌어 모으겠다는 것인데 그 기저엔 AI설계사를 이용해 신규 보험 사업자로 발돋움하려는 목표도 깔려있다.

무엇보다 보험 상품을 분석하는 데에 최근에 온라인 분석이 활발하고 실제 현장에서도 이 같은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들의 보장 분석을 하는 설계사 및 보험사들도 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험설계사는 불필요한 대면 상대에 지나지 않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지난 8월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밀레니얼 세대 보험 가입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의 인터넷·스마트폰 채널 선호도가 39.5%로 50대 2.7%에 비해 14.6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보험업계에선 AI의 성장은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보험을 가입하려는 고객들 사이에서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것을 꺼려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이는 직접 보지도 않고 돈을 맡기는 데에 불안이 따라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은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비중도 미미해 여전히 친분과 인맥을 통한 가입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미 보험사들도 CM채널에 대한 대비를 늘려도 현실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AI서비스에 대한 찬양이 계속해서 되지만 이는 또 다른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인공지능이 추천한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가 불완전판매 피해를 입었을 때 정작 책임소재는 누가 주체 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온라인 채널에선 소비자의 선택 폭이 대면채널보다 많아지는 만큼 그에 따른 대가는 반대로 소비자가 짊어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 상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1020 세대들 같은 사회초년생들에겐 빈번해질 수 있어 금융당국의 각별한 지휘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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