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발행전 회사 보고서 주목
"글로벌 장기금리 하락 배경으로 독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목해 의혹"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시중은행의 파생결합증권(DLS) 불완전판매가 논란인 가운데 독일 DLS를 발행한 하나금융투자가 원금손실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4월25일 독일 DLS를 발행했다. 독일 DLS 시장에서 전체 1266억원 규모(약 40~50%)로 가장 큰 발행 규모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지난 6월14일 –0.25% 기록으로 원금손실(금감원 상품 예시)되다 8월14일 –0.65%로 100%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등 올 들어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나금융투자가 지난 3월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 중 하락폭이 가장 컸던 독일의 경우 수출, 제조업이 둔화되면 전체 경제에 타격을 받게 된다. 글로벌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유럽경기 둔화는 글로벌 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급감한 독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지목하면서 글로벌 장기금리 하락 배경을 언급하기도 해 올 초부터 독일 DLS 손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가 독일 DLS 손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수익률 확보가 어려울 것을 알고도 무리하게 발행한 건 아닌가 싶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일각에선 판매실적을 올리려는 은행의 무리한 요청 때문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펀드의 구조적 문제 탓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발행사인 하나금융투자가 손실가능성이 큰 파생결합상품 관련 제안을 먼저 했기 때문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투자 측은 사전에 원금손실을 인지했을 것이란 이야기는 사실무근이라는 주장이다.

하나금융투자 한 관계자는 "사전에 손실 가능성을 알고도 상품을 판매하겠는가 그럴리가 없다. 지나고 보니까 당시 전망 혹은 보고서의 부정적인 부분이 보이는 것이다. 투자는 수익 혹은 손실이 날 수 있다. 시장 방향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의혹은 증폭되고 있지만 금감원의 독일 DLS 판매와 원금 손실 문제에 대한 금융권 조사 결과에 따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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