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국보험설계사노조 오세중 위원장 “설계사노조는 당장 모든 설계사들을 위한 것”
[인터뷰] 전국보험설계사노조 오세중 위원장 “설계사노조는 당장 모든 설계사들을 위한 것”
  • 장인성 기자
  • 승인 2019.10.0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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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위촉계약서 법적 효력 있어도 보험사 무시하면 그만 … 정부도 사실상 방치
4차 산업이 발달해서 기존 일자리 사라진다 해서 기존 노동자 무시하면 안돼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 중 하나였던 특수고용노동직의 노조 합법화 및 고용보험 가입을 통해 정상적 노동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 날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빛을 바랜 것인가?

여전히 고용노동부 앞에선 특수고용노동자 요즘 말로는 플렛폼 노동자들의 집회가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계약서엔 개인사업자지만 현실은 기업들 직접 지시와 관리를 받으면서 정작 노동자로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님에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본지는 특수고용노동자 직군 중 가장 많은 규모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부당노동행위를 거의 일상처럼 받으며 정작 합법적인 노조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는 보험설계사 노조 위원장을 만나 노조 설립 목적과 4차 산업 혁명 속 플렛폼 노동자들의 실태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오세중 전국 보험설계사 노조 위원장의 1문 1답

1. 전국보험설계사노조를 합법적 인정받으려는 목적은?

보통 노조를 설립하게 되면 일반노동자 같은 경우 4대 보험도 적용받고 임금개선, 복지혜택과 같은 처우개선 혹은 부당한 사측의 행태에 대해서 규탄을 하는 등 다양한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런 최소한의 보호 장치조차 없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아무런 보호도 못 받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설계사노조가 일반 노동자처럼 4대 보험이나 정직원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1차적인 요구조건이 아니다. 우린 일방적인 수당 삭감‧강제 해촉 등 보험사와 GA사들의 부당행위에 대해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최후의 방편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노동조합조차 인정 안 해주고 있는 현실이기에 보험사나 GA측도 이를 악용해 더욱 더 갑질을 정당화 시키는 등 부당한 행위를 대놓고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번에 야 말로 합법적 노조로 인정받으려는 것도 더는 그 같은 일을 당할 수 없어서다.

2. 정작 이런 부당 행위를 받는다지만 아직도 보험설계사를 하려는 사람들은 많고 전국에 40만명 이나 되기에 보험사들은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위해 설계사들을 걸러낸다는 이유로 자행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에 대한 답은?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기보다는 보험사와 GA사들이 무작위로 보험설계사들을 뽑는 거라고 보는 것이 맞다. 고소득 연봉과 시간이 자유로울 수 있고 자영업자라는 말로 뽑고 있다. 그 다음 뽑은 사람 지인 위주로 보험계약 강요하고 교육도 엉망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불완전 판매로 연결된다. 그렇게 1년 정도 굴려 뽕을 뽑았다고 생각되면 거의 방치한다. 이 과정에서 신규로 들어왔던 보험설계사들 10명 중 6명이 더 이상 계약을 못 따내다보니 그만두게 된다.

문제는 수당이 3년 동안 분급으로 나눠서 나오게 되다보니 그만 둔 보험설계사 앞으로 있던 2년 치 잔여수당은 고스란히 보험사가 챙긴다. 나중에 불완전판매가 발생하면 그 핑계로 그만둔 설계사들에게 수당을 토해내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보험사들만 꿩 먹고 알 먹고 구조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도 전국에 40만명 설계사라고 하지만 제대로 돈 버는 설계사들은 절반도 안 되고 대다수는 코드만 있는 경우가 많고 어쩌다가 한 두건 계약해서 놔두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보험사에서 보험설계사들이 자영업자다 보니 투잡을 할 수도 있다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출퇴근 체크 다하고 계약 따오라고 일일이 지시까지 하는 데 투잡을 할 환경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능률 안 나오면 해촉이 언제든지 일어나기에 온종일 매여 있을 수밖에 없다.

3. 실상은 잘 알겠지만 불합리한 계약인 줄 알면서도 정작 보험설계사들이 인정하고 계약하는 것은 스스로 문제를 받아들였다는 사인으로 볼 수 있는 거 아닌가?

합의라는 것이 개인 대 개인이 만나는 수준이면 몰라도 개인 대 회사로 만나는 일명 설계사 위촉계약서라는 이름이다 보니 솔직히 공정한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법적으로 위법행위에 대해서 항의할 수는 있고 법리 다툼을 할 수 있지만 좀 전 구도로 말했듯이 개인과 회사의 싸움이 된다.

대법원 가서 판결을 받아도 안 지키고 간단하게 벌금 내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대꾸하는데 해결이 될 리가 없다. 정부가 나서서 개선하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재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논리로 사실상 봐주기를 일삼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라이프 사건의 요지는 설계사 수당을 막무가내로 50%를 삭감했다. 일반 노동자였다면 법적인 제재를 받을 사항이었지만 보험설계사들은 그렇게 했다고 법적이 제재를 받는 사항이 없다. 그렇다고 법이 있는 것도 아닌 말 그대로 사각지대에 놓인 실정이다.

4. 그렇다면 조직도 큰데 훨씬 이전부터 보험설계사들이 해당 문제에 충분히 반발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 보험설계사들이 해결하려는 노력도 없고 너무 관심이 없는 것 아닌가?

일종의 패배감이라고 보는 게 맞다. 부당한 행동이 많았고 대응을 했으나 보험사나 GA사들을 대항해서 이겨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위나 공정위에 민원을 넣어봤자 그 어느 곳도 해결해 주는 문제가 아니기에 그렇다.

게다가 설계사들이 집단행동을 한 적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집단행동을 지금까지 조직하거나 했던 단체가 한 군데도 없었다. 저도 이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지난 2014년부터 대한보험협회를 만들어 시도를 해봤으나 이슈나 법 개정 위주로 활동해 인지도가 올라가지 않았다.

당장 큰 문제만 이슈로 삼다보니 활동력이 크게 올라가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그나마 작년 현대라이프 사태를 겪으면서 자잘한 것이라도 바꿔나가자고 뜻을 모으게 됐고 오히려 갑질 문제에 활동을 집중하다보니 참여가 늘게 돼 여기까지 오게 됐다.

5. AI설계사 이야기가 나오는 시점에서 점점 설계사도 줄어들 것이라고 보이는데 그럼에도 설계사 노조의 설립에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AI설계사 문제는 당장 1~2년 내에 이뤄질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별개로 우리가 투쟁하는 것은 현재 우리가 당하고 있는 부당함에 대응하는 것이다.

일례로 톨게이트 노조가 싸우는 이유를 보면 알 수 있다. 하이패스 설치 돼서 곧 사라질 것이라고 조롱을 당하는 상황이지만 투쟁하는 것은 당장 이들이 받고 있는 부당한 노동행위에 대한 투쟁이다. 카카오 대리운전도 그렇고 플렛폼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 그렇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라지는 직종도 있고 신규로 생겨나는 직종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이에서 부당한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노동조합을 설립해 투쟁해 나가자는 것이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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