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과다경쟁 이제 막 내리나? … 메리츠화재 선택에 쏠리는 눈
더 이상 1위 허용하지 않겠다는 삼성화재 … 손보업계 주가 견인했다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지난 1일 삼성화재가 보험료 평균 15% 인하 발표 한 이후 손해보험업계의 시선은 다음 메리츠화재의 대응에 몰렸지만 메리츠화재는 더 이상 성장을 선택하기 보단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보험업계가 반등의 시그널이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더해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손보업계 과다경쟁 이제 막 내리나? … 메리츠화재 선택에 손보업계 주가 견인

1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조직개편을 통해 상품전략실 내 장기보험팀에 장기리스크센싱파트를 신설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선택 배경엔 신계약이 확대로 메리츠화재가 비약적인 성장을 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에 따라 따라오는 높은 사업비 부담과 악화 된 손해율에 대해 더 이상 방어할 카드가 없었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시장에선 신계약의 절대 규모가 나날이 증가하는 탓에 사업비 부담을 이제 무엇으로 상쇄할 것인가 말이 많았다. 지난 2분기에도 대규모 채권 처분이익으로 겨우 방어했는데 신계약 확대가 지속될 때마다 채권을 팔아 막는 것도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메리츠화재의 선택이 암울한 손해보험업계에게 모처럼 주가반등을 선사해줬다. 메리츠화재가 장기보험리스크센팅파트를 신설했다고 발표한 지난 11일 종가기준 메리츠화재 주가는 3.01%가 상승했으며 지난 14일에는 1.59%가 오른 1만 91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다른 손보사들도 마찬가지였는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은 지난 11일 각각 3.76%, 6.15%, 6.12%가 상승했고 지난 14일엔 0.45%, 2.9%, 2.31%로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 더 이상 1위 허용하지 않겠다는 삼성화재 … 진 것 같은 1등

문제는 메리츠화재의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준 건 결국 지난 1일 삼성화재의 평균 장기 보장성 보험료를 15% 인하 발표가 원인이 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하 결정에 손보업계와 시장 모두 새 경쟁이 시작됐다는 우려와 아직도 성장에 목매냐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건 부정할 수 없다.

성장 모멘텀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삼성화재가 메리츠화재 추격을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시장은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심지어 보험사 가치 증가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선택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다행히 효과는 메리츠화재의 강점으로 부각 된 저렴한 보험료와 높은 보장금액이라는 장점이 희석됐다. 공교롭게 메리츠화재가 성장대신 관리를 선택하면서 1등은 굳혀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냥 놔뒀어도 메리츠화재가 내년 이익을 위해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텐데 무리하게 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결코 1등이 1등으로 있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그래서 제기되고 있다.

◇ 과당 경쟁 나은 폐해? … 신규 플레이어와 GA만 키웠다

또 손보업계의 과당경쟁이 이어지면서 정작 미소 지은 곳은 GA업계와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과다하게 허용하게 됐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년간 GA업계가 보유한 설계사 수는 22만명으로 전체 설계사 시장의 50%를 넘는 점유율을 가지는 성장을 한 반면 전속설계사들은 18만명으로 되려 줄었다.

실제 현재 신계약의 상당부분을 GA채널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과거처럼 전속채널을 활용해서 자사 상품을 비약적으로 팔아 성장을 꾀하기엔 늦었다는 말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강력한 GA채널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등 손보업계 정책을 선도하는 이 기업집단에게 불매하겠다는 카드 한 방으로 굴복시켜 설계사 수수료 개편안도 무위로 돌리게 했다. 무엇보다 뼈아파야 하는 건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을 허용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와 네이버 파이낸셜 등 인터넷기업들이 보험 시장에 뛰어든 것이 그렇다. 친숙함과 편리함을 무장한 이들의 공세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은행업권에서 카카오뱅크의 비약적인 성장을 통해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다.

삼성화재가 뒤 늦게 부랴부랴 15%의 보험료를 내린 조치를 취한 것은 마지막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늦어도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과당 경쟁으로 손보사들 체력이 급격히 낮아져 있어 과거로 되돌아가기엔 많은 기회비용 탓에 힘들 것”이라며 “3~4분기에도 악화 된 손해율 탓에 실적이 반등하기보단 손해율 막기에도 급급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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