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들 "경쟁 자제하자" 뜻 모으고 삼성화재도 "줄인다" 선언 … 수수료 과당경쟁 사라져
안정적인 전속 채널로 모이는 설계사들 … 차별화 나선 대형 GA도 눈길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장기보험 시장 확보를 위해 촉발 된 수수료 과당경쟁 폐해가 결국 2019년 손보업계 사상 최악의 실적을 몰고 오자 금융당국·시장·경쟁을 촉발했던 손보사들까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까지 몰렸다.

궁여지책으로 경쟁을 자제하고 생존을 꾀하자는 협약을 맺었고 당국에선 오는 2021년부터 보험설계사에 지급되는 첫해 수수료에 특별수당 포함 월 보험료의 1200%로 제한한다고 정했다. 핵심은 설계사 향배로 전속설계사 조직과 대형 GA로 양분되는 조짐이 보여 주목된다.

◇ 수수료 개편 앞두고 채널 정책 따라 급변 가능성 농후 … GA업계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돼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설계사 수수료 개편을 앞둔 상황이기에 채널 정책에 따라 향후 설계사들이 선택하는 채널에도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영업을 유도해내던 판매수수료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험사와 보험대리점(GA) 설계사 간의 지난한 줄다리기가 연출 될 수 있어서다.

특히 GA의 경우 그동안 높은 수수료를 받았기에 전속채널보다 비교 우위를 점하고 설계사들을 끌어와 시장을 단숨에 확대했다. 그러나 수수료가 1200%로 고정되면 수당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하락해 GA소속 설계사들은 영업환경이 좋은 보험사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손보사들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이미 강력한 GA채널을 등에 업은 메리츠화재가 급속하게 전속설계사 확보에 매진하고 있으며 안정적 수익관리로 2위권으로 자리한 DB손해보험도 줄고 있던 전속설계사를 최근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

반대로 삼성화재는 탄탄한 전속설계사를 조직을 추가로 늘리기보단 늘 부족했던 GA채널에 대한 접근성을 키우고 있다. 다만 급격한 GA사 난립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했던 GA업계는 중소형사 소속 설계사들의 집단 이탈이 예고되면서 해결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변수도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중·소형 GA사들 뿐 아니라 보험 설계사들의 집단 반발 이 그렇다. 현재는 규제가 본격 적용이 되지 않아 불만은 표면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규제가 적용되는 시점에선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집단 반발이 예고되기도 하다.

설계사 조직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는 수수료 분급화가 대표적인 사안인데 설계사들은 보험사들이 분급화 규정을 악용해 장기로 버틸 수 없는 설계사 대상으로 판매 수수료를 갈취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 2020년엔 설계사 확보 경쟁 치열 실적 회복 어려워 … 2021년부터 실익 예상

한편 지난 2017년부터 최근 3년 동안 손해보험사 신계약은 고성장을 기록해왔다. 이는 추가 상각 규모를 급격하게 올려놨고 실적에도 큰 부담을 안기게 한 주범이 됐다. 특히 올해엔 그 규모가 유별나게 높았던 이유로 시장에선 이런 성장을 해서 남는 게 뭐냐는 말까지 나왔다.

주목해야 할 점은 다양한 제도를 올해 정착했다고 해서 내년부터 상황이 확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아 보인다. 정작 수수료 경쟁을 멈추겠다고 선언한 손보사들이 당장 내년부터 경쟁을 줄인다는 보장이 없으며 오히려 설계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탈이 커질 수 있다.

게다가 신계약 판매 성장에 따른 추가상각 영향에 신 계약비 상각비도 급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본격적으로 수익이 날 수 있다면 수수료 개편이 이뤄지는 2021년부터는 신 계약비 상각 성장 둔화가 나타나면서 해소하면서 실익 증가가 눈에 보일 전망이다.

◇ 신계약 판매 전략 두고 쏠리는 메리츠화재 … 하위사 고착? 대형사로 성장?

수수료 과당 경쟁 사태를 두고 가장 많이 시장에 이름을 알린 존재는 단연 메리츠화재다. 손보업계 만년 5위를 유지하던 중위권 보험사가 갑자기 삼성화재를 넘볼 만큼 거대한 전략 지배자로 급부상한 셈이다.

실제 지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실손보험 판매 과당 경쟁 당시 실적에 큰 부담이 됐음에도 이 경쟁을 통해 2위권 보험사가 크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적절한 리스크 관리만 잘 된다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은 시간문제가 된다.

다음 싸움은 신상품 판매 경쟁에 따른 인수 리스크가 크지만 이를 발판삼아 성장한다면 그 이상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실질 체력을 훼손할 만큼 판매 리스크가 생길 수 있는데 이 주로 하위사로 집중 돼 중장기적으로 대형사 위주 독과점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올라갈 수 있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자동차 손해율 상승 및 장기 위험에 따른 손해율 증가로 힘든 상황에서 과당 수수료 경쟁을 통해 서로 신계약을 확보한 측면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보유계약 마진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비용 통제가 어려운 실손 보험에 대한 노출을 줄이려면 신계약 판매를 통해 희석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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