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여개 변수 발굴해 시스템 적용 … 시스템 발전 우려 시선도
심사자 독자 판단보다 예측률 더 높아져
무분별한 보험사기 막는 수단될 수 있을까? … 책임소재 불분명문제도 있어

보험업계가 4차 산업혁명의 속도에 말 맞추고자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엔 인공지능으로 보험사기를 잡는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보험사기 적발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800여개 변수 발굴해 시스템 적용 … 심사자 독자 판단보다 예측률 더 높아져

26일 ABL생명은 자사 보험사기 예측시스템에 인공지능 기능을 도입해 보험사기 예방율 제고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는 점점 지능화 되고 고도화 되는 보험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ABL생명이 지난 1년간 자체적으로 개발해 인공지능이 탑재 된 보험사기 예측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ABL생명과 계약 후 사고 경과기간, 납입횟수, 청구금액, 특약가입비율, 부담보계약여부 등 보험사기와 관련 있는 800여개 변수를 발굴해 시스템에 적용한 것으로 머신러닝기법이 도입해 정확성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예측 결과 위험도가 높은 보험금 청구 건은 심사자에게 우선적으로 전달되고 심사자가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준다. 실제 보통 심사자가 독자적으로 판단한 경우 보다 1.8배 높은 보험사기 예측률을 나타내면서 가치는 커 보인다.

적용 대상은 AI시스템이 적용 된 곳은 보험금 청구가 많고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실손보험금에 한해 우선적으로 적용됐으며 점차 모든 사고보험금으로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왕루이 ABL생명 CIO&CDO실 부사장은 “이번 인공지능 도입으로 보험금 심사 업무 효율이 증가하고 조사 정확도가 높아져 보험사기로 인해 선의의 고객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 한다”며 “인공지능이 회사 핵심 경쟁력인 디지털 역량 강화에 중추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 무분별한 보험사기 막는 수단될 수 있을까? … 책임소재 불분명문제도 있어

한편 인공지능이 보험업계 전 분야 가리지 않고 도입되면서 우려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개 인공지능이 말하는 진단이 진짜 정답이라고 확신을 내릴 수 있냐는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도 정확히는 인간이 학습하는 방향대로 답을 내놓기에 이 부분에서 보험사기 판단이 얼마나 공정성 있게 내려질 수 있느냐가 주요한 관건이 되는 부분이다.

보험사기 판정은 보험 소비자도 보험사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최근 암 보험 미지급 사태에선 암 보험금 미지급 피해자가 보험사기 가해자로 둔갑하는 일도 일어나기도 했다. 이 문제를 배제할 수 있느냐는 사실 별개 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기술력으로 단순히 심사자의 참고자료로만 활용될 수 있으나 인공지능 발달이 가속화 될수록 관련 인력을 줄이게 되고 그럴 경우 인공지능의 판단이 절대적인 위치로 자리하게 된다.

또 다른 문제는 학습화 된 AI는 정형화 된 보험사기를 잡아내는 데 탁월할지는 몰라도 진화되는 보험사기 수법을 정말 가려낼 지도 미지수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심사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일 뿐 우려한대로 되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보험금 누수를 보다 빨리 알아차리게 돼서 보험료 인상을 막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보험사기를 잡아 누수 되는 보험금을 막고 나머지 보험 가입자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지만 AI의 판단을 과신해 보험금을 받아야 할 소비자를 가해자로 몰게 될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 해질 수 있다”며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기적인 단계인 만큼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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