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철한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정책국장 인터뷰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홈플러스(주)(회사측)와 홈플러스마트노조는 오는 2020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 속도를 내다 사측 합병으로 인한 상황 변화로 제동이 걸렸다. 

사측은 올해 10월 30일 홈플러스(주), 홈플러스 스토어즈(주), 홈플러스 홀딩스(주) 합병을 공식 발표한데 이어 12월 2일 홈플러스(주)와 홈플러스 스토어즈(주) 합병 완료를 공지했다. 2020년 2월께 홈플러스 홀딩스(주)와의 합병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조측은 사측으로부터 12월 3일 공문을 통해 합병 후 기존 교섭은 중단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함에 따라 복수노동조합 간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한다.

최철한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정책국장은 "언제 회사가 팔릴지 알 수 없는 두려움 속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번 임단협은 마트노조 홈플지부와 홈플러스(주)의 단체협약과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과 홈플러스 스토어즈(주) 간 단체협약을 하나의 단체협약으로 만들어야 하는 교섭입니다. 두 개 단체협약을 분석하고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임단협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철한 국장에게 홈플러스(주)의 합병으로 인한 현재 상황, 이에 따른 다양한 근무 불안 내용, 2020년 임단협 진행 중단 재개를 위한 계획, 사측에 요구사항 등에 대해 들어본다.


- 자기소개 및 업무소개 해주세요.

최철한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마트노조 홈플지부) 정책국장입니다. 올해 2월까지 부산에 있는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문화스포츠(완구, 문구, 스포츠)부서에서 근무했습니다. 이후 올해 3월부터 노동조합에서 근무하게 됐습니다. 정책국장으로 노동조합 전반의 사업 구상,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 노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홈플러스노동조합(이하 홈플러스노조)은 지난 2013년 3월 설립됐습니다. 이마트의 이마트노동조합, 롯데마트의 민주롯데마트노동조합과 함께 2017년 10월 22일 산업별 노동조합인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으로 설립총회를 진행했습니다. 마트노조는 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한 산업별 노동조합입니다. 현재 중소마트, 협력업체, 파견업체, 온라인 배송 기사 등이 조합에 가입돼 있습니다. 마트산업홈플러스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이하 마트노조 홈플지부)는 2013년 설립됐습니다. 기형적 근무체계인 0.5근무제((홈플러스는 계산대(캐셔), 상품진열 사원 등 비정규직 직원과 ‘하루 7.5시간’ 근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노동계약을 맺었다. 30분 연장 근무를 해도 추가 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반면 정규직 사원들과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로기준을 적용했었다)를 폐지했고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전환, 단시간 근무를 전일제 근무로 전환, 2019년 전체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을 만들었습니다.

- 홈플러스(주)(사측)의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홈플러스(사측)는 올해 10월 30일 홈플러스(주), 홈플러스 스토어즈(주), 홈플러스 홀딩스(주) 합병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어 회사는 12월 2일 홈플러스(주)와 홈플러스 스토어즈(주) 합병이 완료됐음을 공지했습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홈플러스 홀딩스(주)와의 합병은 2020년 2월께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합병이 완료되면 홈플러스스토어즈(주)와 홈플러스 홀딩스(주) 수익성이 홈플러스(주)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 재무지표는 더 저하된다고 발표했습니다.

- 홈플러스(주)(사측) 합병에 따른 노조의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마트노조 홈플지부는 지난 10월부터 3차례 교섭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회사는 12월 3일 공문을 통해 합병 후 기존 교섭은 중단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함에 따라 복수노동조합 간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 2020년 임단협을 위한 교섭 절차 및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12월 11일까지 각 노동조합은 교섭요구를 진행할수 있습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지부,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 전국홈플러스노동조합에서 참가신청을 했습니다. 신청한 노동조합중 조합원수와 조합간 의견교환을 통해 12월 말일까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고 교섭이 시작됩니다.

- 마트노조가 교섭 대표 노조(이하 교대 노조)가 된다면 2020년 임단협시 사측에 요구할 주요 내용은 무엇입니까.

홈플러스(주)(사측)는 10월 30일 합병을 발표하고 10월 31일 리파이낸싱(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일-다음(DAUM) 사전)을 진행했습니다. 2015년 테스코(TESCO)에서 MBK 사모펀드로 매각 당시 회사는 매각 당일까지 직원들에게 비밀리에 진행했습니다. 현재 사모펀드에서 운영되는 홈플러스에서 근무하는 우리들(홈플러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언제 회사가 팔릴지 알 수 없는 두려움 속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5년간 리파이낸싱을 통해 회사 매각시 상대가 더 적은 돈을 가지고 회사를 매입할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국민연금 가입현황을 분석해보면 최근 몇 년 동안 취득자보다 상실자수가 많음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2018년 1500여명이 있던 협력업체를 계약해지하고 기존 직원들에게 "현장에서 들어오는 사람은 없고 나가는 사람만 있다"며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입사자가 없음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잦은 전환배치와 부서통합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에 취직하는 대부분 직원들은 점포 주변에 거주하며 육아를 병행하는 4~50대 여성노동자들입니다. MBK 사모펀드 매각전에는 입사후 부서를 배정받으면 퇴직할 때까지 한 부서에서 근무하며 업무능력을 키워나가고 전환배치에 대한 불안감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MBK 사모펀드에 매각되고 난 후 부서, 점포, 사업부문 간 전환배치가 강제적으로 자주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퇴사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스페셜매장부터 도입한 부서통합을 일반매장에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서통합은 점포내 부서를 통합해 1개 부서에 70여명 이상 직원을 편재하는 것입니다. 지난 10월 10개 점포에서, 2020년 1월부터는 27개 점포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부서통합은 시간대별로 스케쥴을 편성하고 계산대, 시식, 영업, 진열, 카드 발급에서 이제는 하다하다 아파트 전단지 배포까지 업무를 시키며 단체톡방에 보고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회사에 통합부서 업무매뉴얼을 공개하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회사는 영업비밀이라 공개하지 못한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조차 공개하지 못하는 업무매뉴얼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번 임단협은 관련 이슈를 정리하는 단협이 될 것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이번 임단협은 마트노조 홈플지부와 홈플러스(주)의 단체협약과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과 홈플러스 스토어즈(주) 간 단체협약을 하나의 단체협약으로 만들어야 하는 교섭입니다. 두 개의 단체협약을 분석하고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임단협을 만들 계획입니다.

- 홈플러스(주)(사측) 등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 바라는 점 등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대형마트의 위기라는 이름으로 모든 책임은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매각에 대한 불안, 전환배치에 대한 불안, 부서통합 등 업무변화에 대한 불안 등 다양한 불안 속에 사는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사라지고 하루하루 버티고 있을 뿐입니다. 이는 경영진이 직원들과의 소통이나 사업 타당성보다 자신 성과를 만들어 내고 싶어하고 MBK 사모펀드에 더 잘 보이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경영진은 직원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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