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및 국회와 협상·중재하는 협회 본연의 역할 충실... 위상.역할 확대 의지 피력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 ... 대립.갈등도 예상

나재철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아일렉스에서 열린 '2020년 금융투자협회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나재철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아일렉스에서 열린 '2020년 금융투자협회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FE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나재철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이 금융투자협회 위상과 역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나재철 금투협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국회에 정책 건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정부 및 국회와 협상·중재하는 협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맡겠다고 밝혔다. 기업금융(IB)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해 영업용순자본비율(NCR)·레버리지 비율 제도 개선방안과 증권사 건전성 규제 발전방향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특정 업권에 쏠리지 않는 균형있게 업무를 처리하겠다고 당부했다.

나 협회장은 "모험자본의 추가적인 확대를 위해 해외의 건전성 규제를 조사하고 이를 통해 NCR·레버리지비율 제도 개선방안과 증권사 건전성 규제 발전방향을 마련하겠다"며 "비상장·사모 증권 유통시장을 활성화하고 기업성장투자기구(BDC) 등 간접투자기구를 활용한 개인 모험자본 투자 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나 협회장은 "이번 정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는 부동산 투자 쏠림에 대한 우려와 생산적 분야로 자금 물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증권업계는 초기 성장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 비히클과 중소,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정부의 정책 중 하나인 부동산 직접투자를 간접투자 수요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증권사의 역할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단순히 반대하기보다 국민경제와 투자자 보호 차원을 고려한 부동산 금융의 건전한 발전방안을 정부와 함께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증권사 해외투자 인프라 개선 ▲종합금투사 해외법인 신용공여 허용 입법화 지원 ▲브로커리지 업무의 글로벌화 ▲중소형 증권사의 업무범위 확대 ▲엑셀러레이터 겸영 허용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증권 산업의 중장기 발전 로드맵을 수립하고 종합 정책 건의서를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나 협회장은 특정 업권에 쏠리지 않는 균형있는 업무처리를 하겠다고 당부했다. 나 협회장은 자산운용업권과 관련해 "공모펀드 정체, 사모펀드 신뢰 하락 등으로 업계가 힘든 상황임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협회 정책에 있어서 운용사가 자칫 소홀시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 협회장은  "공모형 실물 간접투자상품의 공급확대를 통해 투자자 선택권을 확대할 것"이라며 "외화 표시 머니마켓펀드(MMF), BDC 제도화 지원 등으로 운용사의 신상품 출시를 도울 예정"이라면서 "적격투자자 요건 강화,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 금지 등에 따른 자산운용사의 대응을 지원할 것"이라며 "내부통제 관련 설명회, 업무 매뉴얼, 미들·백오피스 양성 교육 등을 통해 소형운용사의 내부통제를 돕겠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독립투자자문업(IFA)·직판·온라인 등 판매채널 다변화 ▲연기금의 운용사 해외 위탁범위 확대 ▲전문사모운용사의 종합운용사 전환 제도 정비 ▲인수합병(M&A)·기업공개(IPO) 통한 운용사 대형화 방안 ▲헤지펀드·부동산펀드 지수 개발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부동산신탁업과 관련해서는 "신수종사업 개척, 규제합리화 등으로 우호적인 영업기반 조성하고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와 재래시장, 주택조합, 도시재생사업, 공업지역 정비사업 등으로 신탁방식 정비사업 확대를 추진하겠다"며 "공모리츠 활성화, 상장요건 정비, 영업규제 완화, 세제혜택 발굴, 공모재간접리츠 형태의 융복합 상품 도입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 협회장은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며 "주식 거래세를 양도소득 과세체계로 전환하도록 노력하고 금융투자상품 전반에 대한 손익통산 허용과 손실이월공제 도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금형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관련 법 개정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퇴직연금을 통해 근로자의 노후의 자산이 자본시장을 통해 증식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나 협회장은 "최근 불완전판매 등 다수의 투자자 피해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투자자 신뢰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협회는 자율규제의 기능과 역할이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고난도 금융상품과 관련한 영업행위 기준, 자금세탁방지 업무지침 등을 마련하고 회원사의 내부통제지원을 위해 균형 잡힌 원칙과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또한 금융소비자보호와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제도 및 관행의 개선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가 이르면 내달 초 조직 개편과 대규모 인사 이동을 단행한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나재철 신임 협회장은 후보자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혁신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최근 마무리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혁신TF 단장은 성인모 회원서비스부문장이 맡았고 반장으로 임명된 임병태 전력기획본부 기획조사실장을 포함해 모두 11명의 금투협 직원으로 구성됐다.

혁신 TF는 오는 13일까지 금투협 직원을 대상으로 한 혁신안을 수렴한 뒤 이달말까지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협회 안팎에서는 혁신 TF의 의견 청취가 마무리되면 나 신임 협회장이 향후 금투협을 이끌고가기 위한 조직 개편 구상안을 밝힐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조직 개편은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역할이 늘어날 수 있는 조직을 확대·신설하는데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내외부 인사의 효율적인 배치 등 인력 이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 신임 협회장이 취임 이후 첫 인사로 기존 홍보 실장을 대신증권 시절 홍보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로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새로운 외부 인사를 홍보 실장으로 앉혀 조직의 발전 및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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