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주주 알리바바·텐센트 언급 中 … 알리페이·위쳇페이 파급력 무시 못해
다년간 쌓아온 기술 노하우로 핀테크 강국 된 중국 … 걸음마 뗀 한국 고민 커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을 위탁경영 하고 있는 중국 은보감회(중국 은행보험감독 기구)가 더 이상 위탁운영을 멈추고 다음 달 중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매각 후보군으로 대형 인터넷업체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전자업체인 샤오미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미 4차 산업혁명 속 거대한 강자로 떠오른 중국 인터넷업계에 인수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안겨줄지도 새로운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 새 대주주 알리바바·텐센트 언급 中 … 알리페이·위쳇페이 파급력에 주목해야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새 주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 시기는 다음 달 중으로 대상은 중국 인터넷업계 최강자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이 거론 되고 있다.

이번 결정을 두고 국내 보험업계에서 주목할 부분은 대주주가 될 곳이 중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강력한 플랫폼으로 성장한 그룹들이기 때문에 그 파급력이 기존 보험사 인수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나 그룹 중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당장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IFRS17과 저금리 여파로 쉽게 생명보험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설만한 곳은 없는 상황으로 대주주 변경 시 결국 중국 인슈어테크 기술을 한국에 알리는 전초기지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어떤 기업인지 알면 좀 쉬워진다. 알리바바는 알다시피 마윈이라는 창업자가 만든 온라인 마켓몰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투자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을 장악한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거듭난 곳이다.

단순히 사이트 이용자의 결제를 편리하도록 만든 알리페이가 돌풍을 일으키며 중국 정부가 추진했던 현금 없는 사회 분위기를 타고 중국 내에서도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로써 중국 내 한해 80%에 육박하던 현금결제 이용자들이 단번에 70%나 간편 결제를 이용하는 수준까지 만들어냈다. 현재 중국의 간편 결제 시장 1년 총 거래액은 지난 2017년 기준 1경 8391조원으로 이 중 간편 결제 시장 54%를 차지한 알리페이 1년 거래액은 9931조원에 달한다.

또 텐센트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운영하는 그룹으로 한국 내 유니콘 기업들과 영화산업 많은 투자를 하는 곳 중 하나다. 카카오처럼 위챗도 위챗페이를 만들어 중국 전체 간편 결제 시장 38.15%를 점유하고 있으며 1년 거래액이 무려 7080조원에 육박한다.

현재 두 기업 모두 단순 간편 결제 플랫폼에서 머물지 않았고 더 확장해 은행, 신용평가, 금융업, 대출업까지 진출하며 거대한 금융그룹으로 진화했으며 지난 2013년부터 이미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며 보험업에도 관심을 두고 있던 상황이다.

아직 최종 결정은 안 났으나 중국 은보감회를 통해 다자보험그룹이 어디든지 인수 될 경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무장하며 커 온 두 그룹 DNA를 감안해 ABL생명과 동양생명은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재무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보험사 중국 인슈어테크 공세 상대할 능력은 있나? … 코앞으로 온 경쟁 고민해야

문제는 국내 보험사들이 과연 중국의 인슈어테크 공세를 앞두고 얼마나 대응이 가능할 지가 의문이다.

현재 이렇다 할 인슈어테크 기술을 내 건 곳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눈에 띄는 서비스라고 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겨우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서 겨우 고객의 정보를 빅데이터화 시켜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을 뿐이다.

말 그대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을 아이템이 필요할 시점이지만 이미 중국은 그 단계를 벗어났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경우도 AI를 통해 언더라이팅을 하고 AI를 통해 피해규모를 산정한다. 이외 중안보험에서 내놓은 생활밀착형 보험상품도 눈길을 끈다. 온라인 쇼핑을 한 후 반품할 상황이 놓여 반품 배송비가 발생해도 보험금이 지급되는 반품보험이 나온 것이다.

국내 보험사의 경우 고객 변심을 수치화 시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출시도 못하겠지만 중국의 보험사들을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출시가 가능했다. 즉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기술력은 물론 자금도 어느 정도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소리다.

그렇게 핀테크 강국으로 성장한 중국의 파격적 기술공세에서 국내 보험사들이 정작 설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애국마케팅을 기대하며 금융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

이미 기존 보험앱도 아닌 대형독립보험대리점 GA사 중 하나인 리치앤코의 굿리치앱을 300만이나 다운로드 받았지만 기존 보험사 앱 다운로드 수준은 처참한 실정이라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보험사 파이만 가지고 혁신을 이야기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제 겨우 규제가 풀렸지만 상대는 이미 시행착오를 거치며 성장한 곳으로 혁신의 골든타임이 지났다는 생각이 많다”며 “다만 인슈어테크 기술이 연령이 어린 경우 이용하기 쉽지만 높아질수록 그렇지 않아 당장 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줄 거라고 보진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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