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기세 탄 메리츠화재... 장기인보험 점유율 격차 불과 0.6%
업계 "점유율 올리면 뭐하나 손해율 피해 막심한데 … 누가 더 오래 버틸까?"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손해보험업계 내 장기 인 보험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만년 5위 메리츠화재가 업계 1위 삼성화재를 거의 따라잡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규모의 경쟁으로 밀어붙였던 삼성화재의 완패라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다.

다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한 메리츠화재가 급격한 손해율 악화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할 전망이라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도 앞으로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발등에 불 떨어졌어도 추세 밀린 삼성화재 … 상승 기세 탄 메리츠화재

1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지난 2019년 한 해 장기 인 보험 신계약 매출(가마감 기준)이 1737억 7300만원으로 여전히 업계 1위를 굳건히 지켰으나 그 뒤로 메리츠화재가 1695억 1700만원을 기록하며 불과 2.5% 차이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해보험업계 전체 장기 인 보험 점유율에서 그 차이가 명확해지기도 한다. 전체 매출액 7784억 2600만원 중 삼성화재가 22.3%를 차지한 했지만 메리츠화재는 21.7%로 삼성화재와 점유율 격차가 고작 0.6%차이 밖에 안 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손해보험업계 전체 점유율 2위인 현대해상과 3위인 DB손해보험들과 장기 인 보험 내 점유율은 각각 13.84%로 4위와 15.02%로 3위를 기록했다. 매출액 격차로 구분하면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은 무려 56.7%나 차이 났고 DB손해보험과는 44.9%나 더 많이 벌었다.

이처럼 점유율과 총 매출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지만 재밌는 점은 이 같은 메리츠화재의 맹렬한 추격에 삼성화재도 자극을 받으면서 지난 10월 전격적으로 장기보험료를 15%씩 내렸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격차를 더 벌리기는커녕 점유율 격차가 얼마나지 않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실제 작년 한 해 동안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를 제치고 장기 인 보험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지난 5월 6월 7월에 이어 11월로 불과 4개월이었지만 이 같은 결과를 낸 것은 유의미하다.

◇ 점유율 올리면 뭐하나 손해율 피해 막심한데 … 누가 더 오래 버틸까?

다만 시장 점유율을 열심히 올려 만년 5위사의 반란 표현까지 얻은 것은 고무할만한 일이지만 지속적으로 현재 같은 점유율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이는 장기보험 위험손해율 악화가 한 몫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2019년 3분기 메리츠화재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은 95.3%로 전년 동기 대비 13.7%나 올랐으며 4분기는 이보다 6.8% 감소한 88.5%를 기록했어도 전년 동기 대비 2%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삼성화재 2019년 3분기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은 83.9%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에 그쳤고 이마저도 4분기에는 79.9%로 4% 감소했다. 물론 전년 대비 1% 증가했지만 전체적으로 장기위험손해율에선 양호한 흐름을 보여줬다.

장기위험손해율은 장기 인 보험과 재물보험의 손해율을 나타내는 수치로 실제 손해율 반영이 높은 곳은 재물보험이 아니라 장기보험 물건 60%를 차지하는 장기 인 보험에서 발생하기에 손해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장기 인 보험에 대한 손해율이 높다는 것과 연결된다.

메리츠화재가 부랴부랴 위험손해율 관리에 나선 배경도 이 때문인데 현재 손해율이 높은 것은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장기 인 보험을 판로를 확장한 지난 2~3년 판매에 따른 결과로 사실상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는 반대로 삼성화재가 점유율 사수를 위해 보험료를 인하하고 시장 안팎에서 치킨게임으로 들어섰다고 조롱당하고 있음에도 버티는 배경이 됐다.

그렇다면 문제는 앞으로다. 메리츠화재가 작년 한 해 채권매각이익을 통해 영리하게 영업이익을 올리는 방법으로 시장에서 나름 홍보효과를 톡톡히 올렸다면 올해는 그럴 수가 없다. 이미 너무 많은 채권을 매각했던 탓이다.

이로 인해 메리츠화재의 2020년 투자이익률도 크게 하락할 것은 자명하고 신계약 매출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실적 개선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이 여유를 바탕으로 삼성화재가 또 다시 점유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지만 한계는 명확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라는 카드로 보험료 인상에 급제동을 걸었던 만큼 손해율 악화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게 돼 이 상태로 점유율만 확대한다고 자축할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며 “손해율이 높아져도 버틸 만한 체력 싸움이 앞으로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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