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주민 위한 영구임대, 신혼부부 행복주택, 민간분양 등
1만2000호 공급... 1만㎡ 공공주택사업 정비
돌봄시설, 국토부·서울시·영등포구, LH·SH, 민관공 협력체계 구축
서울 이외 지역 도시재생사업과 연계 연내 시범사업 추진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360여명이 거주하는 서울 영등포 쪽방촌 1만㎡가 공공주택사업으로 정비될 전망이다.

쪽방은 6.6㎡ 이내로 부엌, 화장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곳으로 세입자는 보증금 없이 월세(또는 일세)를 지불한다. 3.3㎡ 당 임대료가 10∼20만원 수준으로 서울 강남 고급주택 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서울시, 영등포구는 최근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21일 이들의 이번 발표에 따르면 영등포 쪽방촌 정비는 공공주택사업으로 추진하며 영등포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은 주민의견 수렴 등 관련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에 지구지정하고 2021년 지구계획 및 보상, 2023년 입주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쪽방은 철거하고 쪽방 일대 총 1만㎡에 쪽방주민들이 재입주하는 공공임대주택과 분양주택 등 총 1만2000호 주택을 공급한다.

사업구역은 2개 블록으로 복합시설1에는 쪽방주민들을 위한 영구임대주택 370호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을 위한 행복주택 220호를, 복합시설2에는 분양주택 등 600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영구임대단지에는 쪽방 주민들의 자활·취업 등을 지원하는 종합복지센터를 도입하고 그간 주민들을 위해 무료급식·진료 등을 제공한 돌봄시설도 재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돌봄시설에서는 쪽방 주민 뿐 아니라 인근 거리 노숙인을 위한 자활·상담, 무료급식·진료 등의 기능도 겸하고 있어 이번 사업으로 인해 노숙인 보호·지원(상담, 일자리지원, 위생서비스 등) 등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행복주택단지에는 입주민과 지역주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국공립 유치원, 도서관, 주민카페 등 편의시설도 설치할 계획이다.

사업기간 중 쪽방주민과 돌봄 시설이 지구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선(先)이주 선(善)순환‘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지구 내 우측에 선(先)이주단지(기존건물 리모델링 등)를 조성해 사업 기간 중 쪽방 주민이 임시 거주하고 공공주택이 건설되면 돌봄시설과 함께 영구임대주택으로 함께 이주할 계획이다.

이후 영구임대주택 입주가 완료되면 선(先)이주단지를 철거하고 나머지 택지를 조성해 민간에 분양할 계획이다.

지구 내 편입되는 토지 소유자에게는 현 토지용도(상업지역), 거래사례 등을 고려, 정당보상 할 예정이며 영업활동을 하는 분들께는 영업보상, (임대)주택단지 내 상가 등을 통해 영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국토부, 서울시, 영등포구, LHㆍSH, 민간돌봄시설이 참여하는 ‘영등포 쪽방촌 공공주택 추진 민관공 TF’를 구성·운영한다.

영등포 쪽방촌은 1970년대 집창촌, 여인숙 등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밀려난 도시 빈곤층이 대거 몰리면서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노후불량 주거지로 자리 잡았다.  

현재 360여명이 거주 중이며 평균 22만원 임대료를 내고도 단열, 단음, 난방 등이 취약하고 위생상태도 매우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여있다. 무료급식소, 무료진료소 등에서 쪽방 주민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화재, 범죄 등의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으며 알코올 중독, 우울증과 같은 질병으로 인한 자살이나 고독사가 발생하고 있다.

쪽방 문제 해결을 위해 리모델링 사업 등이 추진됐지만 워낙 노후돼 효과가 미미하고 쪽방 개량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기존 주민이 쫓겨나면 그 빈자리에 새로운 쪽방주민이 유입되는 등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주를 중심으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2015년)했지만 쪽방주민 이주대책 등이 부족해 사업이 중단됐었다.

영등포구청은 쪽방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쪽방촌 정비를 국토교통부에 건의, 국토교통부·서울시·영등포구·LH·SH는 TF를 구성해 ‘쪽방촌 정비 계획’을 구체화했다.

쪽방주민들을 지원하고 있는 민간단체들(교회·의원 등)과 소통하며 쪽방촌 정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업은 서울 영등포구·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동 사업 시행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영등포구·LH·SH는 ‘영등포 쪽방촌 정비’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무료급식·진료 등을 통해 쪽방주민을 지원하고 있는 민간단체(광야교회, 요셉의원, 토마스의 집, 영등포 보현종합지원센터, 영등포 쪽방 상담소, 옹달샘 드롭인센터)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영구임대주택 보증금을 공공주택사업 세입자 이주대책을 통해 지원할 예정으로 이번 사업을 통해 쪽방 주민들이 기존 쪽방보다 2~3배 넓고 쾌적한 공간을 현재 2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에 거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오랫동안 낙후돼 있던 쪽방촌을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영등포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영중로 노점정비(2019년), 대선제분 복합문화공간 조성(2020년), 영등포로터리 고가 철거(2021년), 신안산선(2024년 개통) 연계 등과 함께 영등포구가 활력 넘치는 서남권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관련 영등포를 포함 전국 10개 쪽방촌(서울 5곳, 부산 2곳, 인천ㆍ대전ㆍ대구 각 1곳)은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방식을 적용해 지자체와의 협력체계 속에서 단계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나머지 4개 쪽방촌 중 돈의동 쪽방촌은 도시재생사업(새뜰마을사업)과 주거복지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며 서울역·남대문·창신동 쪽방촌은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서울 이외 쪽방촌은 도시재생사업 연계 등 다양한 사업방식을 적용하고 연내 1∼2곳에 대한 지자체 제안을 받아 대상 지역을 선정해 지자체와 함께 정비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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