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사스 사태 발생 우려 증폭
국내 확산될 경우 주식시장 일시적 충격 가능성 ... 장기적으로 큰 영향 없을 듯
제약. 바이오주는 긍정적 영향 기대

 

[FE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폐렴(신종 호흡기증후군)이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본토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국내 증권가도 제 2의 사스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디만 여의도 증권가는 우한 폐렴이 국내에서 확산될 경우 주식시장이 일시적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연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폐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우한 시장 내 야생동물 접촉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기준 환자수는 중국 218명, 태국 2명, 일본 1명, 한국 1명 등으로 집계됐으며 현재까지 사망자는 모두 4명으로 중국에서 발생했다. 22일에는 미국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우한 폐렴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사람간 전염 사례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이 폐렴에 감염됐고 광둥성 환자 2명은 우한에 방문했던 가족과 접촉한 뒤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중국 방역 당국은 우한 폐렴이 사스의 전염성만큼 강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춘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인들의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예상보다 빠른 바이러스의 확산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을 비롯해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될 경우 2003년 사스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사스가 유행했을 당시 중국과 홍콩에서는 사망자가 650명 발생했고 전세계에서는 8437명(한국 3명)의 감염자가 나왔으며 중국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 주가가 최근들어 뚜렷한 강세를 보였으며 관광, 면세, 공항, 항공, 외식 등 소비재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바이오업종의 주가는 5.5%, 제약업종 3.3%, 의료보건업종 1.7%의 상승세를 보인데 반해 소비재주는 종목별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하락세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춘절 연휴를 기점으로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에 따라 우한 폐렴 사태가 일시적인 변수에 그칠 지 우리나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될 지 결정될 수 있다고 점쳤다.

사스 확산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가 최초 발생 후 2개월 내외였고 사태 안정화에 3~4개월이 소요된만큼 주식시장도 이 기간 동안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정정영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춘절 연휴를 앞두고 인구 대이동이 시작되면 바이러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될 수 있어 관광, 호텔, 면세점, 외식 등의 단기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사태의 경과를 지켜보면서 소비주에 대한 저가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혜윤 KTB연구원은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거나 국내 발병자 및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경우 경기 및 자산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최초 발생 이후 2~3월 이내의 확산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 이후 확산 여부가 중요한 만큼 벌써부터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을 보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이 제 2의 사스 사태가 될 가능성은 미지수"라며 "춘절을 계기로 폐렴이 확산될 수도 있지만 우려보다 확산 추세가 주춤해진다면 공포감이 크게 줄어들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막연한 공포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사스 확산 당시에는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았지만 2015년 메르스 확산때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며 "국내 경기와 주식시장에 미칠 단기적 악영향은 춘제 이후 우한 폐렴 확산 여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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