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인터뷰

[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년 초부터 국내외 사업장, CES, 다보스 포럼 등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금 어려움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자신한다.

김 사장은 “대비를 해 왔기 때문에 지금 어려움은 미래 성장에 큰 마중물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과거 방정식으로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전혀 새로운 방정식을 찾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올해를 ‘새로운 10년 항해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해’라고 강조한 김 사장에게 ‘SK이노베이션 2020년’에 대해 미리 들어본다.

- 신년 초부터 국내외 사업장, CES, 다보스 포럼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신년 소감은 어떤가요

새해가 밝은지 벌써 한 달 정도 지났습니다. 인사나 임원 단위 조직개편 시기 등을 생각하면 2020년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셈입니다. 그만큼 SK이노베이션 시계도 한 달가량 빨라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 SK이노베이션 계열 CEO 및 임원, 전 구성원 모두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심적으로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어떻게 새벽을 준비하고 맞이하냐에 따라 하루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저 역시 이해관계자의 더 큰 행복과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한 해를 바삐 시작하고 있습니다.

- CES에서 주목받은 ‘SK Inside’ 의미는 무엇입니까

고객 행복을 혁신하고 그것을 통해 성장하려고 합니다.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입니다. 기존 B2B 형태 비즈니스 모델(BM)을 B2B2C 형태로 딥체인지 하는 것입니다. 최종 소비자가 B를 선택할때 SK이노베이션의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이 들어가 있느냐 하는 것이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B의 고객인 C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혁신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깁니다. 이것이 고객 B와 C 행복 혁신이기 때문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B를 통해 최종 C에게 제공하는 차별적 우위 기술과 제품들을 하나로 묶어 놓은 것이 ‘SK Inside’입니다. 혁신적인 e-모빌리티에 SK이노베이션 기술과 제품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개념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e-모빌리티는 자동차를 넘어 e-vtol, e-ship, e-train 등 모든 모빌리티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e-모빌리티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배터리, 뼈대라 할 수 있는 초경량소재, 혈액 역할을 하는 각종 윤활유, 얼굴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 소재 FCW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 솔루션을 갖추고 있습니다. 관계사인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등과의 시너지는 SK이노베이션이 가진 또 다른 강점입니다. 미래 e-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 올해를 ‘새로운 10년 항해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해’로 강조하고 ‘고객 행복 혁신’을 제시했는데 의미는 무엇입니까

사회적/기술적 변화는 빠르고 넓게, 고객 니즈(needs)는 다차원적·복합적으로 진화하는 등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매우 폭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지금까지의 공급자 혹은 사업 중심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발 앞서 내다보고 사업과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회사 미래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인식과 사업 수행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동태적인 고객과 사회 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디자인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방식으로 고민한 것 중 하나가 B2B를 넘어 B2B2C 개념이고 이를 실행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SK Inside’ 입니다. SK에너지에서 주유소를 기반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예시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 행복을 만들어 가고 고객을 확장해 가며 변화하는 needs에 부응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면서 지속가능한 행복이 창출되는 것 아닐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객 행복 혁신’ 의미를 떠올리면 어떨까 합니다.

- Green Balance 2030 비전을 2020년에는 어떻게 추진할 계획입니까

‘Green Balance 2030’, 즉 부정적 환경 영향을 축소하고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환경 긍정 효과를 적극 창출하는 비전입니다. 이는 고객과 구성원 행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입니다. 올해도 그린, 테크놀로지, 글로벌(Green,Technology, Global) 등 세 가지 비즈니스 모델 혁신 전략 방향 하에 포트폴리오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성장 비즈니스이자 대표적 그린 비즈니스인 배터리와 소재 사업에 대한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로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 미래산업인 Beyond EV Battery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 모색, 배터리 생산에서 재활용까지 밸류체인 전 과정을 플랫폼화하는 BaaS(Battery as a Service)를 새로운 영역으로 발굴 및 추진할 계획입니다. 초경량 소재 및 고성능 친환경 윤활유 등은 e-모빌리티에서 ‘SK Inside’ 한 축 담당, 친환경 제품 개발 및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는 등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그린 비즈니스 확장도 이어갈 것입니다. SK이노베이션 계열 CEO들로 구성된 Top Team 산하에 Green Balance 2030의 주요 아젠다별 디자인 팀을 구축해 CEO 및 임원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중장기 전략 방향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 고민을 위한 SK이노베이션 계열 차원의 ‘C-level Team’ 체제를 구축, Green Balance 2030 실행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새로운 Identity 정립 차원에서 SK이노베이션 계열 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자회사들에 한해 기존 업역을 탈피한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 변화와 혁신 의지를 대내외 천명하는 것도 검토 중입니다.

- SK이노베이션 경영환경이 매우 어렵다고 하는데 극복 방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위기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온 저력이 있습니다. 지금 어려움은 미래 성장에 큰 마중물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미 그 대비를 해 왔고 지금 그에 맞는 사업 및 재무구조, 기업 문화를 혁신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긴 겨울로 대표되는 알래스카에서 생존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SK이노베이션은 약육강식이 강하게 지배하는 아프리카 초원으로 옮겨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찾으려는 길은 안정적인 생존, 성장할 수 있는 길, 바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같은 길이며 먹이사슬에서 일시적으로 살아남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와 게임 형태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과거 방정식으로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함수를 찾아야 합니다. 전혀 새로운 방정식을 찾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고 그 방향으로 한 치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나아갈 것입니다.

- SK그룹이 천명한 ‘구성원 행복’으로 목적 함수를 바꿨는데 행복 경영 실천을 위한 주안점은 무엇입니까

저 포함 경영진, 전 구성원은 SK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을 들어 보는 시간을 가진 SK그룹의 올해 신년회가 매우 의미 있었습니다. 이를 공유한 것은 행복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행복을 만들어 낼 것인지 고민하기 위해서 입니다. 전 직원이 알고 있는 행복은 ‘스스로 만드는 행복, 배려하며 함께 쌓아가는 행복, 긍정의 힘이 이끄는 행복’ 등 세가지 입니다. 행복 목표를 정하고 조직적으로 체계를 갖춰 ‘행복 경영’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행복 추구가 일회성에 그친다면 행복경영 본질이나 진정성이 훼손될 것입니다. 행복에 대한 Data를 측정, 분석해 행복 과제를 도출하고 실행하는 방법을 꾸준히 진행할 방침입니다. 구성원들 모두 주체가 돼 참여하게 됩니다. 그것이 시스템이 되고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구성원 행복은 1차 이해관계자, 2차 이해관계자를 거쳐 사회 전체에 행복 파장을 만들어 내는 동심원이 될 것입니다. 행복 추구가 의미 있는 첫 열매를 만드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 모두 ‘나로부터’, ‘함께 하며’, ‘긍정적으로’ 참여해 주길 당부하고 있습니다.

- ‘올해 50회 이상 구성원들과 행복한 자리를 갖겠다’던 약속은 이행되고 있습니까

올해 50회 이상 구성원들과 삼삼오오 모여 캐주얼하고 행복한 자리를 갖겠다는 ‘행복 Commitment’를 지난 연말에 했습니다. 50회 이상도 중요하겠지만 구성원들 행복 얘기를 얼마나 듣고 그것을 경영에 반영하느냐가 더 의미 있습니다. 새해 첫날 SK인천석유화학을 찾아 구성원들과 떡국 먹으며 개인적인 소망, 회사 경영에 대한 얘기, 행복에 관한 것 등의 얘기를, CES가 열린 라스베가스에서 임원 및 실무 단위로 나눠 허심탄회한 얘기를, 지난 13일 SK 울산 Complex를 방문해 구성원들 행복 얘기를 듣고 나눴습니다. 어려운 시기 회사를 걱정하는 동료, 구성원들과의 만남에서 이런 것이 함께하는 행복이란 것을 실감했습니다. 행복 Commitment는 회사 목표가 돈에서 행복으로 바뀌었다는 것에 동의하고(Agree), 다수 행복이 커지면 개인 행복도 커지는 것을 믿고(Believe), 구성원들 스스로 행복을 위해 무언가 실천하기로 다짐하는 것(Commit)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행복 Commitment를 한 것입니다.

- 이해관계자들이나 회사 구성원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SK이노베이션은 고객과 구성원의 더 큰 행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大항해’ 중입니다. 본격적으로 더 큰 행복을 창출해야 할 시점이지만 우리가 마주할 올 경영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 60년을 돌이켜 보면 어려움은 오히려 미래 성장 기회를 다지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이 결코 두렵지 않습니다. 더욱 강하게 만들고 새롭게 변화시키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SK이노베이션의 가장 자랑스럽고 강력한 DNA입니다. 더 큰 행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大항해’를 응원하고 함께 하길 부탁드립니다. ‘행복은 저절로 피어나는 것도 아니요, 혼자 자라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던 한 구성원 표현처럼, 올해 더 큰 행복을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 갈 것입니다. 새로운 10년의 첫해를 우리 모두 희망차게 열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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