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병원과 집에서 상습불법 투약"... 후속보도 예고
삼성 "의사 소견 따른 치료, 불법투약 없다... 법적 대응"
기자 "준법감시위도 출범했는데 ... 적극 해명 기대한다"

[FE금융경제신문=김용오 편집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우는 프로포폴을 불법투약 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당혹스러웠다. "이게 무슨 얘긴가?" "그럴리가...오보겠지" 그랬다. 믿을 수 없었다. 세계적인 기업 삼성그룹 수장이 연예인들 전유물인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을 받다니... 말이 되는가? 교도소에서 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지금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않은가?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 부회장 개인과 삼성전자 이미지는 어찌 되는가? 언론이 발칵 뒤집혔다.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삼성측은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의사의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았을 뿐 불법적으로 투약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하고 "뉴스타파의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초 제보를 받은 국민권익위는 지난달 검찰로 제보를 이첩했고, 서울 중앙지검 강력부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제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 사실여부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뉴스타파는 이어서 이 부회장이 병원이 아닌 집에서 투약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또 후속보도도 예고한 상태다.

뉴스타파 기자는 "재벌이 왜 프로포폴을 찾는가"라는 질문에 "재벌들은 잠을 제대로 못자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프로포폴은 피로회복제라고도 불리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미 2011년 마약류로 분류된 위험한 의약품이다.  전신마취, 수술이나 진단 시 진정 등에 사용되는 정맥 주사용 마취제로 사용한다.  발현시간이 짧고 빨리 회복되는 특징이 있어 성형수술이나 수면내시경에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반복 투여로 중독되거나 심하면 사망 위험까지 있다.

의사들은 "프로포폴은 원래 중독성이 그리 강한 의약품이 아니지만 프로포폴 오남용 사건이 끊임없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의존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프로포폴은 진정효과와 수면효과가 있기 때문에 피로누적,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 찾는단다. 수면 효과를 일으켜, 깨어났을 때 피로가 풀리게 하는 느낌을 갖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프로포폴은 다시 프로포폴을 찾게 만든다. 몸이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 효과를 보려면 투약의 양을 점점 늘리게 된다. 이러다 보면 점점 오남용을 하게 된다.

의약계에서는 프로포폴에 중독되기 쉬운 사람으로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나 만성적 질병이나 통증을 비롯해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  또 가족이나 주변에 약물 중독력이 있는 사람이나 성격이 목적 지향적이거나 자극 추구형, 독립적 성향을 지닌 사람을 꼽는다.

프로포폴을 주입했을 때 나타나는 중독 증상으로는 환각증상이 나타나 사물의 분별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일시적으로 기억상실이 일어나면서 무의식의 상태가 되어 황홀감을 느낀다.  더욱이 마약을 투약할 때처럼 심리적인 희열감과 만족감을 느껴 계속 약물에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잠을 제대로 자지 않아도 굉장히 푹 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을 취재, 보도한 기자는 말했다.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건 기대도 안한다. 질의응답 정도는 해줬으면 좋겠다.  의사의 처방전을 받은 건지, 국정농단 사태 당시 국속영장이 기각된 그날에도 병원을 찾았는지 궁금한데 추가질의에도 전혀 대응이 없다.  최근 삼성에서 준법감시위원회도 출범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해명해줬으면 좋겠다"

기자가 언급한 삼성의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하여 삼성그룹 최고경영진의 위법행위 감시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이같은 준법감시위에 대해 이 부회장은 "독립성 보장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준법감시위는 최고경영진의 위법행위를 직접 신고받는 시스템도 구축한다고 했다.  하지만 준법감시위가 "뭘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냉소적 시선도 많다. 궁금한건 준법감시위 역할에 이번 건과 같은 그룹 총수, 계열사 CEO 등의 개인적인 사생활 문제까지 포함되는가 아닌가, CEO의 사생활 문제는 기업 이미지, 주가 등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가? 하는 점이다.

하필이면, 최근 유명 영화배우 하정우 씨의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이 불거지고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연예인 프로포폴 불법 투약'을 둘러싼 의혹 시리즈 대열에 국내 최대 재벌이 등장한 것이다. 억울할 수 있다. 허나 언론이 제기하고 시중에 떠도는 갖가지 설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방법은 본인의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해명, 검찰의 투명하고 빠른 수사 뿐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 검찰은 어찌할까.  그것은 더 궁금하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