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조 "적자라고 노동자 성과금은 삭감, 오너 일가는 배당금 잔치 더러워서 못살겠다"
유통업계 "이마트 순항 시대는 끝났다" ... 정 부회장 경영능력 문제 제기
"실질 경영은 좌우, 민형사상 실적 책임에서는 자유" 미등기 이사 비판 고조
'성과 거두면 오너의 능력 과시 ... 위기 빠지면 전문경영인 책임' 고리 끊어야

[FE금융경제신문= 김용오 편집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이마트.  신세계그룹의 '현금 창출원'인 이마트가 '적자' 사태에 직면한 지금. 정 부회장과 이마트의 맨얼굴 몇가지를 새삼 살펴본다.

#1 2019년 1월. 명동 중심 네거리,  한 때 대한민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쌌던 곳에 일명 '삐에로쇼핑'이라는 매장이 들어섰다. 모든 언론 매체들은 "명동 삐에로 쑈핑 오픈 - 한국판 돈키호테. 요지경 만물상" "신개념 유통방식으로 고객들 반응이 뜨거워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돋보이는 사업 추진력" 등등 화려한 제목의 기사로 도배했다. 그러나 최고로 비싼 땅 빌딩 전층을 사용했던 "삐에로쇼핑"은 최근 문을 닫았다. 일본의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를 벤치마킹 해 '한국판 돈키호로' 불렸지만 가격 경쟁력 등에서 밀리면서 1년 6개월만에 돈만 퍼붓고 폐점했다.

#2 지난 10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이런 논평을 냈다. "적자라며 노동자 성과급은 삭감하고, 오너 일가는 배당금 잔치를 벌였다. 더러워서 못살겠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순항은 끝났다고 본다.  그런 조짐은 2017년부터 나타났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15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7.4% 급감한 추락이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4762억원에서 2238억원으로 반토막(53.0%) 났다. 수익성 악화는 노동자들의 성과급 삭감으로 이어졌다.  이마트는 지난 1월 21일, 밴드직군별로 최대 45%에서 20%까지 성과급을 줄여 지급했다.

반면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등 오너일가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오히려 늘렸다.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2014년 ~ 2017년 주당 1500원을 배당해오던 이마트의 배당금은 현재 2000원이다. 거듭되는 실적악화와는 정반대다. 실제 정 부회장의 배당금은 54억 8000만원에서 57억 6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노조는 "이마트 실적악화의 주범이 누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정용진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이 주도하는 사업마다 망하고 있다.  삐에로쑈핑은 완전히 망해서 사업 철수했고, 부츠도 사실상 폐업수준이다"라며 "정용진 오너일가에게서 책임의식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다" "오직 그룹 경영권 승계에만 눈이 먼 정용진 아래에서 이마트 노동자들의 미래는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지역 중소상인들은 이마트와 정 부회장에게 "앞에서는 상생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노브랜드를 "꼼수 출점'하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이런 판국에 이마트가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건 자명한 이치.  정 부회장은 내우외환 늪에 빠져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 수장을 전격 교체하고 '외부 수혈'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런데 정작 이마트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정 부회장은 미등기임원이다. '책임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재건의 책임을 지고 발탁된 강희석 신임 이마트 대 에게 강력한 쇄신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경영은 누가 했는데?" 라고 비아양 거렸다. 이마트는 누구 회사일까? 누구에게 물어봐도 '이마트= 정용진'이다. 미등기 임원인 정 부회장은 이마트 경영 또는 의사결정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누구에게 경영 책임을 묻고 누구에게 혁신을 주문할 수 있을까?

'경영, 실적 등에 대한 책임을 누가 크게 져야 하느냐?  물론 기업의 실적이 부진했다고 해서 오너가 꼭 진퇴를 고려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따져봐야 할 부분은 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경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마트24와 글머리에서 언급한 '삐에로쇼핑' 등 다양한 사업을 기획단계부터 직접 관여하며 챙겨왔다. 이마트 최대주주는 모친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고 정 부회장은 2대주주다. 정 부회장이 이마트를 승계받을 것이라는 건 재계에서 정설이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7년째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과 모친 이명희 회장도 마찬가지다. 실질 경영 좌우하지만 민·형사상 책임에서는 자유롭다.

정 부회장이 2013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때, 회사측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등기이사직 사임을 택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그동안 정 부회장은 이마트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는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 전권을 주었던가? 작금 이마트의 끝모를 추락이 전부 전문경영인 잘못인가?

기업이 대규모 투자 등으로 사업적인 성과를 거두면 오너의 결단력이나 승부수를 자랑한다.  하지만 실적이 악화되거나 사업이 위기에 빠질 경우, 그 책임은 전문경영인에게 묻는다.  이마트와 정 부회장 일가의 사례를 두고 지적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미등기 임원 연봉은 유통업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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