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아침 출근길에 마스크를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우려도 있겠지만, 아침 출근길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지하철에 오르면 따가운 주변의 눈초리를 감내해야한다. 거기에 기침이라도 한 번하게 되면 아무리 소매로 가리고 한다고 해도 따가운 시선이 더 강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사실, 국내 전파 초기단계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된 지금까지 개인 차원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와 전문가 집단을 신뢰하고 개인 위생에 더 각별한 신경을 쓰면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그토록 강조하는 개인 위생관리도 누구나 손쉽게 실천이 가능할 만큼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서는 바이러스를 없애려면 '간장 탄 물을 마셔야 한다', '마늘을 차로 끓여 마셔라', '생강 물을 끓여 마시면 낫더라' 등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민간요법이 떠돌고 있지만, 보건당국의 지침은 간단하다.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 위생관리의 필수 물품인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게 문제다. 전국은 마스크 품귀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곳곳에 마스크를 사려고 약국, 편의점, 마트 등을 전전하지만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수 일째 계속 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140여 개 업체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은 1000만 장 수준이라는데 1000만 장의 국내 생산분 마스크가 다 어디로 가는지, 시중에서 국민들은 마스크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물건이 됐다. 급기야 코로나19가 발원한 중국에서 마스크를 대구에 보내주는 고맙지만 웃픈(?)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한 시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틈만 나면 개인위생을 강조하면서 정작 마스크의 원활한 수급에는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며 "품귀 현상과 가격 폭등 등 부작용이 심각한 마스크부터 국민들이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그나마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 것"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상황이 이렇자, 경제부총리까지 나서 고개를 숙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긴급 수급 안정 관련 브리핑을 열고 "마스크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한 누리꾼은 홍남기 부총리의 사과 기사에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정말로 웃긴 게 기껏 마스크 하나 제대로 컨트롤도 못하는데 부동산이나 경제를 챙긴다고?"

해당 누리꾼의 말처럼 부동산 시장 가격 안정과 규제에 사활을 걸었던 문재인 정부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마스크 수급하나 해결 못하는 것을 보고 부동산 투기꾼들은 내심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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